"유럽을 다시 위대하게"…유럽 극우 '세몰이 회합'
기사 작성일 : 2025-02-08 00:00:56

유럽의회 내 극우 정치그룹 '유럽을 위한 애국자' 소속 정당의 주요 정치인들.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 송진원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고무된 유럽의 극우 성향 정당 지도자들이 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프랑스 일간 레제코에 따르면 유럽의회 내 극우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을 위한 애국자' 소속 정당 정치인들이 회합해 세몰이에 나선다. 트럼프주의(트럼피즘)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고 반(反)EU 노선을 중심으로 극우 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자리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그대로 딴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를 행사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 이탈리아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 네덜란드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 등이 참석할 전망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케빈 로버츠 회장도 주빈으로 초대됐다.

바르셀로나 자치 대학의 극우 전문가 스티븐 포르티 교수는 "이번 마드리드 모임은 유럽 극우 세력이 트럼프 노선을 따라 세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EU 체제에 반대하며 유럽 정치 질서를 바꾸고자 하는 의도를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회의를 주도한 인물은 지난해 11월 '유럽을 위한 애국자'의 대표로 선출된 스페인 극우 정당 복스(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다. 아바스칼 대표는 스페인 내 정치적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지난달 2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국제 무대에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마드리드 회합도 그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계산이 깔렸다고 현지 전문가는 분석한다.

마드리드 내 카를로스 3세 대학의 기예르모 페르난데스 바스케스 정치학 교수는 "아바스칼의 강점은 대서양 건너 다른 곳(미국)에 있다"며 "트럼프주의 물결을 이용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미 포퓰리즘 지도자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말레이,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등과 연결되는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2020년부터는 트럼프 측근들과 연결고리를 구축하기 위해 플로리다에서 인맥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레제코는 이들 극우 세력의 다음 목표는 이탈리아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강경우파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이 속한 유럽의회 정치그룹 유럽보수와개혁(ECR)까지 결집해 더 강력한 정치 세력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디오 rfi는 "그들은 이제 선거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으며 앞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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