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스키 하프파이프 선구자 이승훈, 첫 출전에 우승까지
기사 작성일 : 2025-02-08 15:00:42

이승훈의 경기 모습


[AP=]

(하얼빈= 최송아 기자 =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의 대표 주자인 이승훈(19·서울스키협회)이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연기'를 펼치며 미래를 밝혔다.

이승훈은 8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프리스키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97.5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승훈은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전까진 2017년 삿포로 대회 남자 모굴 최재우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다양한 코스에서 스키를 타고 공중 기술 등을 겨루는 프리스타일 스키는 1996년 하얼빈 대회부터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열렸다.

그중 하프파이프는 기울어진 반원통형 슬로프에서 회전과 점프 등 공중 연기를 심판들이 채점해 순위를 정하는 종목으로, 대중에는 스노보드 종목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스노보드와 스키 모두 동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하프파이프 종목을 치르고 있다.

초등학교 때 인라인 스케이트를 배우다가 강사의 추천으로 프리스타일 스키를 접해 엘리트 선수의 길로 접어든 이승훈은 2020년부터 성인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스키 하프파이프의 역사를 써 왔다.

2021년 국제스키연맹(FIS)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은메달을 획득해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 역대 최고 성적을 냈고, 17세였던 2022년엔 동계 올림픽이라는 가장 큰 무대를 밟았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 예선에서 23명 중 16위에 올라 12명이 겨루는 결선엔 오르지 못했으나 값진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2월엔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키 월드컵 남자 하프파이프 동메달로 한국 선수 최초의 프리스키 월드컵 입상 기록도 남겼던 이승훈은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도 금자탑을 쌓았다.

스키를 뒤로 타면서 점프를 수행하는 스위치 기술을 곁들여 공중 4∼5바퀴 회전 동작을 구사하는 그는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중국으로 건너오기 직전 미국 애스펀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도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결선을 뛰어 8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아시아권에선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이번에 결과로 이를 입증해냈다.

이승훈의 활약은 1년 앞으로 다가온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의 희망도 밝히고 있다. 그가 다음 올림픽에서 결선 무대만 밟아도 스키 하프파이프에선 '새 역사'가 된다.

2014년 소치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스키 하프파이프에 우리나라는 출전 선수를 내보내 왔으나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직 결선에 올라 본 선수가 없으며, 예선 성적도 이승훈의 베이징 대회 16위가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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