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주총서 표대결…대명소노, 이사회 장악하나
기사 작성일 : 2025-02-09 07:00:17

티웨이항공 화물 수송


[티웨이항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강애란 차민지 기자 =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에 나선 가운데 다음 달 열릴 티웨이항공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을 놓고 1대 주주와 치열한 표 대결이 예고된다.

항공업 진출을 추진 중인 대명소노그룹은 지난해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인 예림당·티웨이홀딩스(30.06%)와 지분율 차이를 약 3%포인트로 좁혔다. 이에 따라 대명소노그룹이 이번 주총에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40% 넘는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를 얼마나 많이 포섭하느냐에 따라 결정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호텔리조트·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31일 대구지방법원에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서준혁 대명소노 회장 등 9명의 이사 후보 선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티웨이항공 이사는 정관상 최대 12명까지 가능하지만 현재는 7명(사내이사 4명·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2명이 다음 달 임기가 만료돼 3명만 남게 된다.

대명소노그룹은 이사회를 12명으로 구성할 때 남은 9석을 모두 채워 이사회를 장악하는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임기가 만료된 자리(4명)만 차지해도 일단 과반을 점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다만 예림당·티웨이홀딩스가 이사 임기를 연장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추가로 선임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도 있다. 임기가 끝나는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40여년 경력의 항공 전문가라 대체할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래픽] 티웨이항공 지분 현황


이재윤 기자 =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은 티웨이항공[091810]을 상대로 경영개선을 요구하고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및 주주제안을 전달하는 등 경영 참여를 본격화한다고 22일 밝혔다.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대명소노그룹 역시 이런 여러 변수를 고려해 9명의 이사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분율 격차가 3%포인트에 불과해 쉽게 (1·2대 주주가)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이사회 장악을 통한 경영권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후보 9명을 올렸다는 건 적대적 M&A로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이사회를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사를 12명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셈법이 다양하겠지만 소노 입장에서는 한 명의 자리도 귀하다"며 "'한 지붕 두 가족' 구조인데 일단 경영권 개입을 시작해 1대 주주를 견제해가며 지분을 늘리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M&A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이사를 해임하는 방안도 있지만 이사 해임은 정족수 요건이 더 까다롭기 때문에 적대적인 M&A에서는 통상 이사회에 새로운 인물을 진입시켜 장악하려 한다"며 "소노 역시 이사 7인 중 과반수인 4인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2대 주주 보유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 44.17%는 대부분 소액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측은 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22일 티웨이항공에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우호 주주 확보 전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명소노그룹은 소액주주들에게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항공 안전 강화에 힘쓰겠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대명소노그룹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의 자사총액은 2023년 말 기준 3조5천889억원, 현금성 자산은 2천8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예림당의 자산총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천241억원이고, 현금성 자산은 69억원이다.

앞서 대명소노그룹은 경영 개선 요구서를 보내며 티웨이항공의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명분을 내세우기도 했다.

대명소노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부족한 정비 비용과 인력 등을 보면 항공 안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국토교통부가 평가한 운항 신뢰성 부족과 행정 조치에 따른 과태료 부과 등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도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명소노그룹 CI


[대명소노그룹 홈페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명소노그룹은 국내 18개 호텔·리조트를 운영하는 국내 최대 규모 리조트 기업으로 2019년부터 해외에도 진출했다.

항공사 운영을 꿈꾸는 대명소노그룹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까지 확보해 티웨이항공과 합병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두 항공사가 합병하면 저비용항공사(LCC)를 넘은 대형 항공사(FSC)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다고 항공업계는 관측한다.

다만 대명소노그룹이 지난달 티웨이항공에 보낸 경영 개선 요구안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요구한 것이 소액주주들을 우호 주주로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주주들에게 주식을 새로 발행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기존 주식 수가 증가해 '희석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주당 가치가 낮아진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대명소노그룹이 이사회를 장악해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보유 주식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할 수 있다.

주총 이후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추가 지분 확보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구성 변경에 따라 예림당이 보유한 지분 매입을 다시 시도하거나 소액주주를 상대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현재는 이사 선임과 경영 개선 방안에 관한 내용만 나왔을 뿐 지분 관련 사안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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