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美정부 구조조정 최종목표는 인간 노동력 기술로 대체"
기사 작성일 : 2025-02-09 13:00:57

일론 머스크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혜림 기자 = 미국 연방정부 조직에 칼자루를 휘두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이 수행하던 업무를 기술로 대체하는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 직원들은 방대한 정부 기록과 데이터베이스를 인공지능(AI)에 주입하는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지속을 원하지 않는 연방 프로그램을 찾아내고 어떤 업무들을 AI나 로봇이 대체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특히 총무청(GSA)에서 이런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당국자는 "DOGE의 최종 목표는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는 것"이라며 "기계로 자동화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그렇게 하고 기술관료가 정부관료들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WP가 취재한 연방 공무원 20명 이상의 진술과 입수한 기록에 따르면 DOGE는 비슷한 방식으로 각 부처에 침투하고 있다.

DOGE가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제기하는 일선 IT 관련 직원들을 우회해 고위 간부들의 '굴복'을 받아내 부처의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인사관리처(OPM)에서 DOGE 직원들은 연방 공무원들과 연방정부직 지원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정하거나 내려받을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이에 WP가 보안 우려를 제기하는 보도를 했고, 그 뒤 DOGE 직원들의 접속 권한은 다시 차단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아울러 백악관은 일부 부처와 기관의 예산을 최대 60% 삭감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식통 2명이 전했다.

데이비드 슈퍼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같은 전례 없는 구조조정은 연방정부를 미국의 '반부패 개혁'이 단행되기 전인 19세기 후반으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비전은 매우 강력한 행정부가 아래 입법부와 사법부를 종속시키겠다는 것이지만 이는 삼권 중 어느 한쪽도 두드러져선 안 된다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반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싱크탱크 '공정한 기회 연구재단'의 창립자인 애빅 로이는 악화한 국가 재정 상태와 전임 행정부에서 급증한 규제가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부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조치들이 얼마나 소송에서 살아남을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그중 일부 조치가 정부 효율성을 더 높인다면 그건 좋은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DOGE의 조치에 대한 연방 공무원들의 반발은 날로 커지고 있다.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직원 100여 명은 이날 CFPB 본부 앞에서 DOGE가 CFPB 시스템에 부적절하게 접근해 민감한 정보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CFPB 폐지론자'인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CFPB 국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머스크는 X에 고인을 추모할 때 쓰는 표현을 넣어 "CFPB에 안식을(RIP)"이라고 썼다.

CFPB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소비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금융상품 규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소비자들에게 60억 달러 이상을 돌려주고 금융기관 등에 32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산 절감을 내세워 연방 공무원의 자발적 퇴직을 압박하는 데 대한 항의도 계속되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공무원 축출을 의회의 승인을 구하지 않고도 정부 지출을 줄이거나 기관을 없애버리기 위한 방법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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