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t 제22서경호 2.5m 파도에 침몰?…해경, 원인 조사(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09 17:01:11

구명 뗏목에서 승선원 구조하는 여수해경


(여수= 9일 오전 전남 여수시 하백도 인근 해상에서 승선원 14명이 탑승한 대형 트롤 어선이 침몰해 여수해경이 구명 뗏목에 대기 중인 승선원을 구조하고 있다. 2025.2.9 [여수해양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여수= 박철홍 정회성 기자 = 해경이 풍랑주의보 속 항해 중에 발생한 제22서경호 침몰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139t급 대형 선박이 풍랑주의보가 내려지기는 했지만, 아주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2.5m 파도에 전복·침몰한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

9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총 5척으로 선단을 이뤄 항해하던 제22서경호는 주변에 있던 선단선 4척이나 해경에 구조 요청 등 별다른 징후 없이 돌연 행방불명됐다.

해경이 제22서경호가 속한 선단선으로부터 구조 요청 신고를 접수한 시각은 이날 오전 1시 41분이다.

실종 지점인 전남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km 해상에는 오전 3시까지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었다.

당시 사고 해상에는 초속 12∼14m의 북서풍이 불었고, 파도의 높이는 2.5m 이내로 일었다. 수온은 10.7도로 측정됐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 30t 이하 선박의 출항은 통제되지만, 제22서경호와 같은 대형 선박은 평소처럼 운항할 수 있다.

해경은 제22서경호가 선단에서 홀로 연락 두절, 침몰한 경위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제22서경호 규모의 선박에는 조난신호 발신 기능이 탑재된 초단파대무선전화(VHF-DSC) 통신 장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제22서경호는 VHF 교신을 통한 조난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 신호는 침몰 추정 위치까지 정상적으로 발신된 것으로 확인했다.

선단선은 레이더에서 제22서경호가 사라지고 AIS 신호도 끊기자 연락을 취했고, 아무런 응답이 없어 해경에 곧바로 구조를 요청했다.

해경은 출항 후 연락 두절까지 약 13시간 동안의 항적, VHF 등 통신 장비의 작동 실태, 선체 관리의 적절성, 선단의 실제 규모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제22서경호는 전날 낮 12시 55분께 부산 감천항에서 출항해 갈치, 병어 등을 잡기 위해 전남 신안군 흑산지 인근 조업지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고로 제22서경호에 승선한 14명(한국인 8명·외국인 6명) 중 선장 등 한국인 선원 4명이 사망했다.

다른 한국인 4명과 외국인 2명(인도네시아 1명·베트남) 등 6명은 실종됐다.

실종된 6명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위치는 조타실 등 선내 3명, 선체 바깥 해상 3명 등이다.

승선원 가운데 나머지 외국인 4명(인도네시아 2명·베트남 2명)은 구명정을 타고 표류하다가 구조돼 해경의 조사에 참여하거나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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