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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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본인 제공
◇ 세계적 아이콘 이미지, 미국 뉴욕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도시 중 하나로, 그 도시 브랜딩은 독특한 정체성과 매력을 바탕으로 발전해왔다. 도시의 브랜드는 자유, 다양성, 창조성, 그리고 역동성을 포괄하며,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기회의 땅으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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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턴 글레이저가 디자인한 뉴욕 도시 아이콘 광고
사진 출처 : 위키트리
그래픽 디자이너 밀턴 글레이저(Milton Glaser,1929 -2020)는 1977년에 상징적인 'I ♥ NY' 로고를 디자인하며 뉴욕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그 시기는 1970년대 1차 석유 파동으로 세계 경제가 불황을 겪고 침체해 있던 시기다.
뉴욕 상무국은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광고 캠페인을 기획했다. 이 캠페인은 도시 쇠퇴와 높은 범죄율, 경제적 난관 속에서 뉴욕이 타지역과 차별화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진행됐다.
'I Love New York' 광고 캠페인은 큰 성공을 거뒀으며, 캠페인 시작 1년 후 관광 수익이 1억4천만 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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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 NY' 티셔츠를 입고 있는 뉴욕 시민
사진 출처 : 게티 이미지
뉴욕주는 광고 예산을 두 배로 늘려 무려 10년 동안 광고를 지속하게 되었다. 이 캠페인은 도시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되살리고,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뉴욕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
9·11 테러 이후 밀턴 글레이저는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를 기념하기 위해 기존 로고의 하트 심벌 왼쪽 하단을 검게 그을린 것처럼 표현했다.
그는 다시 디자인한 새로운 로고를 뉴욕시에 공식적으로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쉽게도 그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일간지를 통해 시민들에게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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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뉴욕 'I ♥ NY' 새 디자인을 게재한 신문
사진 출처 : 게티 이미지
특히 이 로고는 뉴욕 시내에서 티셔츠에 들어가 폭발적으로 판매됐다. 대부분의 티셔츠와 기념품은 정식 라이선스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대량 복제를 통해 수많은 기념품의 생산 판매가 이뤄져 초기에는 뉴욕주를 위해 디자인된 이 로고는 이제 뉴욕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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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 NY' 티셔츠 판매대 모습
사진 출처 : 게티 이미지
◇ 전통과 현대의 조화, 포르투갈 포르투
포르투는 포르투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한다. 포르투시는 글로벌 도시 이미지를 위해 디자이너 에두아르도 아이레스(Eduardo Aires)와 협력했다. 아이레스는 도시와 시민 간의 소통을 조직하고 단순화할 수 있는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구축했다. 또한, 도시와 시청을 통합할 수 있는 명확한 계층을 정의하는 도시 브랜딩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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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디자인 전후 이미지
사진 출처 : 에두아르도 아이레스 홈페이지 캡처
포르투의 다양한 시대별 건축물은 다채로운 파란 타일로 장식돼있다. 아이레스는 이 타일에서 도시의 역사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적합한 소재로 영감을 받아, 과거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가치를 담아 전통을 현대화하는 접근 방식을 목표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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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의 파란 타일
사진 출처 : 에두아르도 아이레스 홈페이지 캡처
포르투의 다양성을 도시의 본질로 파악해 디자인을 설계했고, 아이콘 디자인 과정에서 도시와 시민들을 대표하는 70개 이상의 기하학적 아이콘을 개발했다.
이 아이콘은 매우 직관적이며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격자 기반으로 디자인돼 타일 패널을 연상시키는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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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디자인한 포르투의 파란 타일
사진 출처 : 에두아르도 아이레스 홈페이지 캡처
각 아이콘은 도시의 복잡성을 표현하는 비주얼 코드가 돼, 개별적으로도 생명력을 발휘한다. 새로운 아이콘은 시스템에 추가될 수 있고, 오래된 아이콘은 필요에 따라 사용을 중지할 수 있다. 디자인의 목표는 이 이미지가 도시를 완벽하게 반영하는 거울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결국, 과거의 기교와 현대의 단순함이 결합해 포르투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참여와 아이디어를 수렴해 새로운 아이콘을 지속해 추가하고 있다.
이처럼 정체성을 잘 담아내고 함축한 디자인이야말로 시민과 관광객이 먼저 알아보고 전파한다. 그리고 그 전파한 내용은 도시의 아이콘이 돼 오랫동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
어떤 이미지를 봤을 때 바로 드는 '첫인상'(first impression)은 '즉각적 느낌'(prompt feeling)과도 직결돼있다. 그것이 바로 도시 브랜딩의 핵심이다.
석수선 디자인전문가
▲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박사(영상예술학 박사). ▲ 연세대학교 디자인센터 아트디렉터 역임. ▲ 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 한예종·경희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