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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한 발전에 따라 인류 존립에 한획을 긋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인공지능 [ 일러스트]
신재우 기자 = 인공지능(AI)의 효과적인 사용과 규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인공지능(AI) 행동 정상회의'가 10∼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다.
AI 정상회의는 급속한 AI 발전에 대응해 '인간의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AI 패권 대결이 격화한 상황에서 개최되는 터라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합의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주최하는 이번 회의에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장궈칭 중국 부총리 등이 참석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 80개국의 기업관계자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까지 합치면 참석자는 1천명에 달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실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나 최근 전 세계를 뒤흔든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도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앞서 회의 개최 취지를 설명하면서 "AI는 우리 사회에 중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이 있다"며 "이런 기술 개발에 내재한 위험을 억제하고, 신뢰의 틀 안에서 AI가 진보와 자유의 약속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번 논의의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주최 측은 각국이 보다 윤리적이고 민주적이며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AI를 위한 약속을 담은 공동 선언문에 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이 중국의 저예산 생성형 AI 딥시크로 인한 충격파 속에서 '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공동 선언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AI 패권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AI 개발업체들에 대한 안전 및 투명성 관련 의무 규정을 폐지한 후 미국의 AI 관련 압도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한 행동계획의 수립을 지시했다.
이는 중국과의 AI 기술 혁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모든 국내적 '족쇄'를 없애려는 포석으로 해석됐다.
이어 5천억 달러(약 725조원) 규모의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하는 등 거대한 자본력과 투자 규모를 무기로 AI 리더십을 공고화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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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베이징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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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오픈AI의 챗GPT 개발비의 약 5%에 불과한 비용으로 챗GPT에 맞먹는 AI 모델 딥시크를 만들어 전 세계에 충격을 던진 상태다.
사상 검열과 개인 사생활·데이터의 과도한 수집에 대한 우려 때문에 미국, 영국, 프랑스, 한국, 일본 등이 딥시크 접속 차단에 나섰지만, 저렴한 학습 비용으로 뛰어난 추론 성능을 선보인 딥시크 성공모델은 AI 후발국에 희망을 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AI 거버넌스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기 원하는 중국은 올해 회의에 부총리를 시진핑 국가주석의 특별대표로 파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AI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기 전에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AI 위험성에 대해 꾸준히 경고해온 맥스 테그마크 미국 미래생명연구소 소장은 범용인공지능(AGI·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동등하거나 더 뛰어난 AI) 구축이 눈앞에 와 있다면서 주최국 프랑스가 행동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많은 권력자가 우리가 AGI를 어떻게 제어할지 알아내는 것보다 AGI를 구축하는데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미국이나 중국 기업이 통제권을 잃게 되고, 그 이후에는 지구가 기계에 의해 운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튜어트 러셀 UC 버클리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자신이 가장 두려운 것 중 하나는 "AI가 공격 대상, 공격 시기 등을 결정하는 무기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안전하고 윤리적인 AI를 위한 국제협회'에서 활동하는 그는 '무장 AI'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AI 정상회의는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로 3회째다. 첫 회의는 영국 런던, 두번째 회의는 서울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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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딥시크, 챗GPT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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