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하고 올 것만 같은데…" 당혹감만 가득한 병원·초교
기사 작성일 : 2025-02-10 23:00:30

대전 초등학교서 8세 여아 피살…경찰 조사


(대전= 강수환 기자 = 10일 오후 5시 50분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현장에서는 40대 돌봄교사도 자상을 입었으나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돌봄교사가 A양을 흉기로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초등학교 주변의 경찰차. 2025.2.10

(대전= 강수환 기자 = "아이고, 못 보겠다 정말. 못 보겠어".

10일 오후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피살된 초등학교 1학년생 A(8)양이 숨진 응급실 앞에는 당혹감만 가득했다.

A양의 시신을 확인하고 나온 유족들은 허망한 표정으로 먼 산만 바라봤다.

A양의 친할머니는 "하나도 실감이 안 나. 금방이라도 00이가 '할머니'하고 올 것만 같아"라며 실감 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응급실을 찾아온 A양의 학교 교직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 토닥였다.

교직원들을 보고 일부 유족은 "애 하나 지키지도 못하고 여기가 어디라고 와. 눈앞에 띄지 마"라며 이들을 강하게 밀쳐내기도 했다.

A양 시신이 응급실에서 나와 장례식장으로 갈 때 A양 어머니는 오열하며 몸을 강하게 흐느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한 유가족은 "아 가슴 아파"라는 말을 내뱉으며 자리를 피했다.

A양 아버지 B씨는 우는 아내에게 "00이 검시하는 것 보면 트라우마 남는다니까 보지 말자"라며 "우리 00이 예쁜 모습만 기억 속에 간직해야지"라며 아내를 토닥였다.


대전 초등학교서 8세 여아 피살…경찰 조사


(대전= 강수환 기자 = 10일 오후 5시 50분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현장에서는 40대 돌봄교사도 자상을 입었으나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돌봄교사가 A양을 흉기로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초등학교 주변에 몰려든 시민들 모습. 2025.2.10

이어 졸린 눈을 한 어린 둘째 딸을 대기실에서 아내가 데리고 나오자 B씨는 "언니 영양주사 맞고 갈 거니까 집에서 조금만 기다려"라며 아이에게 다정하게 전했다.

담담하게 둘째에게 말을 건네는 B씨를 보면서 주변에 있던 가족들은 조용히 눈물을 삼켰다.

사건이 발생한 A양이 다니던 초등학교 앞에는 비슷한 시각 주변 주민들과 어린아이들로 붐볐다.

학교 주변 주민이면서 자녀를 이 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학교 정문을 지켜봤다.

자녀가 이 학교 5학년생이라는 한 학부모는 불안한 눈빛으로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학교에서 아이가 누군가에게 찔려서 죽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머리 아프다는 듯이 두 눈을 감았다.

6학년 자녀와 함께 먼발치에서 학교를 바라보던 한 학부모도 "불안해서 학교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죽은)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말이 안 나온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대전 초등학교서 8세 여아 피살…경찰 조사


(대전= 강수환 기자 = 10일 오후 5시 50분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인 A(8)양이 흉기에 찔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현장에서는 40대 돌봄교사도 자상을 입었으나 의식이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돌봄교사가 A양을 흉기로 찌른 뒤 자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서 현장검증하고 있는 경찰. 2025.2.10

이 학교 5학년생인 한 여학생은 "오늘도 학교에 1시 30분까지 있다가 하교했는데 뉴스 보고 너무 놀랐다"라며 "우리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학교는 이날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통해 다음날인 11일 긴급 재량 휴업한다고 알렸다.

앞서 오후 6시께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흉기에 찔린 A양과 이 학교 교사 C씨가 발견됐다.

A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C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경찰은 C교사가 범행 후 자해한 것으로 보고 사건 직후 해당 교사를 용의자로 두고 수사하고 있다. C교사는 이날 오후 9시께 경찰에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C교사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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