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IB들 "올해 금리인하, 한은은 3~4회, 美연준은 0~1회"(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1 11:00:15

한지훈 기자 =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50%로 인하할 것이라고 만장일치로 전망했다.

한은이 1분기와 2분기에 각 0.25%포인트(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제금융센터는 11일 '국내 상황에 대한 해외시각 변화 점검'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리, 씨티, 골드만삭스, HSBC, JP모건, ING, 노무라 등 총 8곳의 IB 전망이 이처럼 일치했다고 전했다.

다만, 올해 3~4분기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바클리와 노무라는 한은이 2분기 말에 이어 3분기 말에도 기준금리를 2.50%로 유지하고, 4분기 들어 2.25%로 한 차례 더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BOA와 골드만삭스, HSBC는 한은이 2분기 말 2.50%에서 3분기 말 2.25%로 인하하고, 연말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와 JP모건은 3분기 말 연 2.25%, 4분기 말 2.00%로 전망했고, ING는 3분기 말과 4분기 말 각각 연 2.00%로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한은이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현행 연 3.00%에서 2.00~2.25%까지 0.75~1.00%p 인하할 것이라는 데도 IB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한 번에 0.50%p 인하하는 '빅컷'이 없다고 가정하면, 연내 서너번 금리 인하를 전망한 셈이다.

IB들이 비교적 빠른 속도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것은 그만큼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금융센터 박승민 연구원은 "비상계엄 직후에는 신속한 계엄령 해제 등으로 낙관적 전망도 제기됐으나, 탄핵 정국이 전개되면서 정치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IB들이) 주목했다"며 "권력 공백, 외교정책 변화 등에 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당국의 대응으로 금융시장은 안정적이지만,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 타격이 불가피하며, 통화·재정정책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제공]

이는 주요 IB 절반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1회 이하로 전망하는 것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이날 보고서에서 IB 10곳 중 5곳이 미 연준의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0~1회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BOA와 도이치뱅크는 지난 1월에 이어 이달에도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노무라가 1월 1회를 이달 동결로 변경했다.

아울러 모건스탠리가 2회에서 1회로 낮추고, 바클리가 1회 전망을 유지하면서 모두 5곳의 IB가 0~1회를 예상하는 상황이 됐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치도 다소 높아졌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지난 1월 29일 기준 연 4.08%에서 불과 일주일여 뒤인 이달 7일 4.18%로 0.10%p 올랐다.

현재 연 4.50%보다 0.32%p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된 가운데 정책결정문 변화가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받아들여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금융시장 가격 변수에 큰 영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IB들의 전망대로 한국이 미국보다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리면 현재 1.50%p로 좁혀진 양국 금리 격차도 다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최대 2.50%p까지 벌어지며 역대 가장 큰 폭이 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등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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