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차민규, 석고로 고정한 스케이트로 비주종목서 또 은메달(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2-11 15:00:44

차민규 빙속 1000m 은메달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 출전한 차민규가 은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두른 채 링크를 돌고 있다. 2025.2.11

(하얼빈= 김경윤 설하은 기자 = 2018 평창 동계 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빙속 단거리 간판 차민규(동두천시청)는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남자 500m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스케이트 날과 부츠의 결합 문제로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케이트 수명이 거의 끝난 탓에 힘을 줄 때마다 부츠의 위치가 바뀌는 문제가 발생했다.

차민규는 무리하지 않았고,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남자 1,000m와 남자 팀 스프린트에만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하얼빈에서도 장비 때문에 고생했다.

임시방편으로 석고를 이용해 스케이트 날을 고정했으나 마음 놓고 레이스를 펼치기엔 부담이 컸다.

그러나 멘털이 좋은 차민규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올림픽 등 메이저 국제종합대회마다 깜짝 성적을 냈던 차민규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제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질주하는 차민규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 출전한 차민규가 질주하고 있다. 2025.2.11

그는 지난 10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남자 팀 스프린트에서 김준호(강원도청), 조상혁(스포츠토토)과 은메달을 합작했다.

그리고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 1,000m에서도 1분9초63의 기록으로 두 번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 종목이 아닌 남자 1,000m에서 거둔 성과라서 더 의미가 있었다.

그는 이날 남다른 컨디션을 자랑했다.

첫 200m 구간을 전체 선수 중 가장 빠른 16초50에 주파했고, 600m 구간까지도 41초71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불안정한 장비로도 아시아 최고의 중거리 선수로 꼽히는 닝중옌을 위협했다.

닝중옌은 지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딴 중국의 중거리 간판이다.


차민규, 하얼빈 AG 빙속 1000m 은메달


(하얼빈= 서대연 기자 = 차민규가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AG)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 중국의 닝중옌, 동메달 중국의 롄쯔원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2.11

차민규는 시상식 뒤 취재진과 만나 "주 종목이 아닌 만큼 포디움(시상대)에 오르는 게 목표였는데, 그보다 좋은 은메달을 따 기분이 좋다"며 "마지막 코너에서 중국 관중의 함성이 갑자기 커져, 그 소리에 의식해 좀 더 움직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500m 출전권에서 밀려났지만, 이왕 이렇게 된 거 마음 잡고 1,000m 훈련에 임했다"며 "1,000m에만 집중하면서 체력운동에 신경 썼다. 이 훈련이 올림픽 때 더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고 긍정적으로 돌아봤다.

차민규는 석고로 고정한 스케이트 부츠와 날의 접합 부분을 취재진에게 보여주며 "임시방편이지만 그래도 잘 고정돼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제 아시안게임도 끝난 만큼 한국에 돌아가서 새 스케이트를 다시 맞출 것"이라고 했다.


석고로 이어 붙인 차민규의 스케이트 부츠와 날


[촬영 설하은]

1,000m를 훈련하며 체력을 다졌다는 차민규는 말썽을 일으키지 않는 새 스케이트를 신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계속 은메달만 따고 있다"는 차민규는 쓰고 있던 은색과 비슷한 회색 비니를 매만지며 "황금색으로 색깔을 좀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다른 종목이 대부분 태릉을 떠난 가운데, 스피드 스케이팅은 여전히 태릉빙상장을 주된 훈련 및 경기장으로 삼고 있다.

차민규는 "다른 나라 링크에 비해 태릉빙상장은 좀 상태가 많이 안 좋다. 전반적으로 안 좋은데, 이 부분은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며 "(환경이 좋아진다면) 스케이트 인구도 늘고 선수들도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좋은 성과가 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