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적바림, 적바림합니다
기사 작성일 : 2025-02-14 06:00:29

우리말을 다루는 책들을 보면 명사 [적바림]이 심심찮게 나옵니다. '적빠림'으로 발음하는 이 낱말은 [나중에 참고하기 위하여 글로 간단히 적어 둠. 또는 그런 기록]을 뜻합니다. '메모'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림을 뺀 적발로도 같은 뜻을 나타낸다고 사전은 전합니다.

이런 예문이 있습니다. [딱부러지게 곡절을 대라 하면 당장 할 말이 없오이다. 이런 닦달을 받기도 예견이 되었던 세상이라면 내가 적바림이라도 해 뒀으련만 미처 이렇게 될 처지를 생각하지 못했오이다] ≪김부영, 천둥소리≫. 2001년 4월 당시 문화관광부가 발행한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에 실린 문장입니다. 한자로 된 적바림의 유사어로는 적록(摘錄. 딸 적 기록할 록), 적발(摘記. 기록할 기)이 있다고 합니다.



TV 캡처. 작성 김선영(미디어랩) ( DB 자료사진)

사전처럼 편집한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은 적바림 바로 앞에 형용사 [적바르다]를 표제어로 올려뒀습니다. 적바림과 이 말이 관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잘못이었습니다. '적바르다'는 어떤 한도에 겨우 자라거나 이르러 여유가 없다는 뜻으로, [먹고사는 데 적발라 문화생활은 생각도 못 한다]와 같이 쓸 수 있다고 책은 알려줍니다.

적바림에는 [-하다]를 붙여서 행위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결정적인 때에 필요할지 모르니까 사건 개요를 정확하게 적바림해야 합니다]라는 식으로 문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적바림]을 적바림해 둡니다. (서울=, 고형규 기자,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집필자 조항범 최용기 박용찬 이정미,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 문화관광부, 2001

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