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선전물·욱일기도…'알테쉬' 유해상품 불법유통에 '무방비'
기사 작성일 : 2025-02-19 16:00:23

전성훈 기자 =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계 3대 온라인 쇼핑몰이 한국 공략을 가속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커질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줄곧 제기된 유해성 문제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테무는 최근까지도 한국어 판매사이트에서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상품을 판매했다.

검색창에 '북한'이나 'North Korea'(노스 코리아·북한)를 입력하면 북한 체제를 선전·미화하거나 반미주의를 강조하는 포스터 등이 표출되는 식이다.

알리익스프레스도 지난해 한국 법규에 저촉될 수 있는 북한 관련 상품을 무분별하게 판매하다가 지탄을 받았는데 테무에서도 같은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테무는 이와 관련한 언론의 지적이 나오자 해당 검색어에 따른 상품 진열을 막아놓은 상태다.

하지만 테무 사이트에선 여전히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뾰족한 장식용 일본도나 욱일기가 새겨진 의류 등 현행법 또는 우리 국민감정을 거스르는 상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짝퉁'(가품) 유통도 해묵한 이슈다.


안전 부적합 판정 받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 아동용 상품


김성민 기자 = 서울시 관계자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해외 온라인 플랫폼 상품 안전성 조사 부적합 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에서 판매 중인 아동용·유아용 동절기 섬유제품 26개 중 7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납, 카드뮴 등 유해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여 검출되거나 물리적 시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024.11.22

문제는 이를 규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플랫폼의 자체 모니터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외직구로 반입될 경우 세관에서 유해 물품을 적발하기도 쉽지 않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테무가 자체적으로 수백만 판매자의 상품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적발되면 그에 상응하는 제재를 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 정도로 한국의 법·제도를 존중하고 있다는 징후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테무가 해외직접구매(직구) 중심의 기존 사업 모델에 더해 한국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사업에 나서기로 한 만큼 불·탈법성 상품 유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 기준 지난달 테무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23만명으로 국내에서 영업하는 주요 온라인 쇼핑몰 가운데 쿠팡(3천302만명), 알리익스프레스(912만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런 가운데 '알테쉬'에서 인체에 유해한 상품을 판매하다 적발된 사례는 끊이지 않는다.

서울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유통된 어린이용 한복 5개 제품에서 국내 기준치를 최대 4.5배 초과한 발암 물질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지난해 9월에는 알테쉬에서 판매된 샌들에서 국내 기준치를 최고 229배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서울시 조사 결과도 나왔다. 니켈 용출량이 기준치의 최대 9배에 달한 샌들도 있었다.

폼알데하이드와 산성도(pH)가 기준치를 초과한 모자도 다수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매니큐어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3.6배가 넘는 디옥산과 기준치의 1.4배에 이르는 메탄올이 나와 판매가 중단됐다.

화장품 재료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디옥산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기능 물질이다.

또 메탄올은 장기간 노출될 경우 중추 신경계나 소화기계, 시신경을 손상할 수 있어 사용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한 이커머스업체 관계자는 "알테쉬가 판매하는 식기류나 의류, 화장품 등 일상생활에서 쓰는 거의 모든 생필품의 안전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국 플랫폼 중심 해외 직구 상품 안전성 검사


최윤선 기자 =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품에서 국내 기준치의 최대 56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서울시는 시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해외 직구(직접구매) 상품 가운데 특히 '알테쉬'(알리·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플랫폼을 중심으로 상시 안전성 검사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사진은 해외직구 제품 안전성 조사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제품 일부. 2024.4.8

알테쉬의 한국 시장 진입으로 국내 제조·판매망이 위기에 처했다는 경고음도 잇따른다.

실제 대구상의가 지난해 8월 대구·경북 제조업체 160곳을 조사한 결과 34.3%가 알테쉬의 저가 공세로 당장의 매출·수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호황을 누린 서울의 대표적인 의류 상권인 동대문 패션타운도 최근 알테쉬의 한국 시장 침투 여파로 쇠락 속도가 가팔라졌다.

상인들은 매출이 과거 전성기 때와 비교해 적게는 3분의 1, 많게는 10분의 1로 쪼그라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 매출 동향을 보면 해외직구 등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지난해 패션·잡화 매출이 전년 대비 1.2%, 아동·스포츠는 0.6%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배경에서 국제사회의 규범 추세에 맞춰 알테쉬 플랫폼 규제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이용자 수를 기준으로 알테쉬를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해 인체 위해성이 있는 불법 제품이나 지식재산권(IP) 침해 제품 등이 적발될 경우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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