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에 하루 3번만 전화 가능"…중국, 추심업 규제 나서
기사 작성일 : 2024-07-02 12:00:58

중국 베이징의 중국은행


[EPA 자료사진]

윤고은 기자 = 중국이 '빚 독촉'을 하는 채권 추심업에 관한 규정을 내놓으면서 중국 은행들의 관련 직종 채용 관행에 변화가 생겼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터넷금융협회는 지난 5월 15일 채권 추심업에 관한 규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융 기관은 이제 선임 매니저가 이끄는 채권 추심업 팀을 자체적으로 꾸려야 한다.

또한 추심자는 오전 8시 이전과 밤 10시 이후의 '비사교적 시간' 동안 채무자를 접촉해서는 안 되며, 채무자에게 하루 3회만 전화할 수 있다. 채무자 주변인을 괴롭혀서도 안 된다.

SCMP는 "중국 규제 당국이 채권 추심 과정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 지침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한때 음울했던 산업의 전문화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규정이 도입된 후 중국 은행들이 추심 업무에 대졸자와 데이터 분석 경험자들을 뽑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후난성의 산샹은행은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선임 채권추심자'에 대한 채용 공고를 내면서 '학사 학위 소유자이며 금융·회계·경영·법 분야 배경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안내했다.

또한 최소 5년간의 업무 경험과 데이터 분석에 대한 확고한 기반을 요구했다.

중국 교통은행, 초상은행, 에버브라이트은행 등도 이와 유사한 채용 공고를 냈다.

아울러 JD디지트, 디디 금융, 위뱅크 등 중국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의 인터넷 금융 자회사들도 자체 채권 추심자로 경험 있고 잘 교육받은 인재를 찾고 있다.

SCMP는 "끝도 없는 전화와 문자 협박, 채무자의 주변인 괴롭히기 등은 중국에서 채권 추심업자들의 가장 흔한 전술로, 과거에는 이 일에 고졸 학력이면 충분했다"며 "그러나 이제 중국 은행들은 더 높은 기준으로 자체 채권 추심업 팀을 적극적으로 꾸리고 있다"고 전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라이언 창은 SCMP에 "전문적인 채권 추심업 과정은 부적절한 추심 노력으로부터 은행의 평판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금융 기관들은 부실채권과 늘어나는 채무불이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당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중국 부실채권 규모는 3조4천억위안(약 646조원)으로, 2년 만에 분기별 최고 증가다. 이는 지난해 4분기 말보다 1천414억위안(약 27조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달 27일 현재 채무 변제 능력이 없거나 이를 거부한 이는 830만명으로, 2020년초와 비교해 47% 늘어났다.

부동산, 건설, 소매, 제조는 부실 채권의 압박이 가장 두드러진 4개 주요 분야이며, 신용 카드 연체도 은행에 큰 압박이 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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