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임명한 주교 中서 서품식…바티칸과 해빙무드 계속
기사 작성일 : 2024-08-28 12:01:06

스훙전 주교 서품식 참석자들


[중국천주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홍제성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중국 주교를 중국 정부가 공식 인정하자, 교황청이 곧바로 환영 입장을 밝혔다.

주교 임명권을 둘러싼 양측 간의 오랜 갈등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청은 스훙전 멜키오르(95) 신부가 27일(현지시간) 중국 톈진교구에서 서품식을 갖고 주교로 서임됐다고 발표했다.

톈진 천주교 교무위원회 동의와 중국천주교 주교단 비준을 거쳐 진행된 서품식은 톈진시 주교 양회 주석인 왕쉐링 신부가 집전했다고 중국천주교 측은 밝혔다.

스 신임 주교는 서품식에서 "하느님의 계명을 준수하고 주교의 직분을 완수하며 복음을 충실히 선포할 것"이라면서 헌법 준수와 천주교의 중국화 방향을 견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중국천주교 측은 전했다.

이번 서품식에는 중국천주교 대표와 신부, 수녀, 신도 대표단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1929년 톈진에서 태어난 스 주교는 1954년 사제서품을 받았고 1982년 보좌주교로 임명됐다.

스 주교는 2019년 교황청으로부터 톈진교구 주교로 임명됐지만, 중국 정부 승인을 받지 못했다.

과거 중국 정부가 승인한 가톨릭교회 조직 가입을 거부함으로써 한때 가택연금을 당한 이력 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황청은 공식 성명을 통해 "스 주교가 톈진 주교로서 공식 서품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는 교황청과 중국 정부 간 수년간 이뤄진 대화의 긍정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 1월에도 중국 당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왕웨성 타데오(58) 주교를 허난성 정저우 교구장으로 인정해 서품식이 진행됐다.

중국은 1951년 대만을 정부로 인정한 교황청과 단교하고 교황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지 않는 등 수십년간 갈등을 겪었으나,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관계 개선 노력을 기울이면서 양측간 해빙 무드가 시작됐다.

특히 2018년 교황청과 중국은 주교 임명안과 관련해 잠정 협정을 맺었다. 교황청은 중국 정부가 임명한 주교를 받아들이고 중국은 교황을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로 인정해 주교 임명과 관련한 최종 결정권을 부여하는 절충 방식이다.

2년의 시한이 설정된 이 협정은 2020년과 2022년 총 2차례 연장된 뒤 올해 10월 만료를 앞두고 추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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