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찬 기자 =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10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협의체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9.10

(서울·안성= 안채원 김치연 계승현 기자 = 국민의힘이 일부 의료 단체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을 고리로 추석 전 협의체 출범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참여 의사를 밝힌 단체들이 대표성이 없다며 협의체 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진정성 있는 참여'를 촉구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12일 JTBC '오대영 라이브' 인터뷰에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등 의료계 2개 단체에서 협의체 참여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하며 "야당과 협의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조속히 출범시키자는 제안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 의장은 이날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힌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와 면담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의협·전공의 단체 등 대표성 있는 의료단체의 협의체 추가 참여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의협이나 전공의 단체는 현재까지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이고, 전의교협, 의대·의전협회 등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경기 농협안성물류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의 추석 전 출범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은 의협 같은 웬만한 단체가 다 들어오지 않으면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발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의료단체가 한꺼번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지금처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여야의정 협의체를 정말 운영할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한 대표는 "다 같이 정치적 생각을 버리고 여야의정 협의체를 신속히 출발시키자"며 "민주당의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참여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서는 어떤 조건도 정치적 계산도 끼어들 자리는 없다"며 "야당도 여야의정 협의체를 제안했다. 의료계도 적극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9.12

반면 민주당은 의협 등 대표성 있는 단체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협의체를 가동하는 것에는 일단 부정적인 기류다. 실질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여당은 추석 전 협의체를 출범시키자고 제안하지만, 현재까지 대표성 있는 단체의 참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일단 야당을 끌어들여 명절 밥상에 '중재자 한동훈'을 올려놓고 싶은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료계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우리 민주당을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도 든다"며 "이미지 정치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 타협을 이끌 근본 대책을 고민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실제 협의체 구성 단계에 접어들 경우 민주당이 출범을 반대하거나 불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대표성 있는 의사단체가 들어오도록 여당도 노력하라는 일종의 촉구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지켜보고 들어갈지 말지를 정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전공의 처우개선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전공의 복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은 응급의료 시 형사처벌 면제(의료사고처리특례법·의료사고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일주일 최대 88시간 근무 단축(전공의법 시행규칙 개정)의 내용이 담긴 법 제·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등 8개 과목 전공의에 대한 월 100만원 수당 지급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