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응급 대처 인프라 열악…지자체 34% 전담인력 없어"
기사 작성일 : 2024-10-08 15:00:38

스트레스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김잔디 기자 =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 출동과 정신응급 위기개입팀 활동이 최근 3년간 2배가량 늘어났지만, 정신질환자를 위한 인적·물적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경찰청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7개 광역지자체 기준 정신응급상황에 대응하는 경찰 출동은 평균 105% 늘었고,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 꾸려진 위기개입팀의 개입 건수도 평균 9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보면 정신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경찰 출동은 전북과 제주에서 각각 3.5배로 가장 크게 늘었다.

정신건강 위기개입팀 개입 건수는 경북에서 10배, 인천·대전·세종에서 각각 6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정신응급환자에 대처할 의료진과 지자체의 인력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

자해 등으로 인한 외상이나 신체질환을 동반한 정신응급환자에 24시간 대응하기 위한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는 11개로, 총 51명의 전문의가 근무하고 있지만 권역별 인력 규모는 차이가 크다.

인천가톨릭성모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1명, 경북 안동병원과 동국대 경주병원은 각 2명뿐이어서 당직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신건강정책을 총괄하는 인력도 부족해 기초 지자체 226개 중 76개(33.6%)는 정신건강정책 전담팀을 아예 운영하지 않고 있다.

직원 한명이 홀로 정신건강복지센터, 치료비 지원, 인식 개선, 자살예방사업까지 전부 담당하는 지자체는 36개로, 15.9%에 달한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소속된 정신응급 위기개입팀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처우도 열악했다.

지난해 기준 정신건강전문요원 근속연수는 20.2개월에 그쳤으며, 정신건강전문요원의 22.8%는 입사 3년 내 퇴사했다.

24시간 대응으로 격무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자·타해 위험을 지닌 환자를 대하는 육체적·정신적 어려움, 낮은 연봉 등이 이른 퇴사의 이유로 거론된다.

정신건강전문요원의 평균 연봉은 3천720만 원으로 타 사회복지시설 인건비의 70% 수준이었다.

한지아 의원은 "정신건강 정책을 제대로 시행할 충분한 인프라를 빈틈없이 구축해야 한다"며 "정신건강정책 전담 직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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