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학교 공식블로그 캡처]

(순천= 장덕종 기자 = 순천대학교가 18일 전남 국립의과 대학 설립 방식과 관련해 '전남형 통합'이란 명분을 내세워 목포대(캠퍼스)와 순천대(캠퍼스)에 각각 의과대학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순천대는 '국립 의대 신설 및 대학 통합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전남 지역의 특성과 구성원 요구에 기반한 '전남형 통합' 모델을 제안하려 한다"며 "이러한 구상은 통합을 전제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된 '공동의대'(두 개 대학이 통합 없이 한 개 의대를 두 개 캠퍼스에 운영)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밝혔다.

'전남형 통합'에 대해 순천대는 "통합 거버넌스 아래 각각 선출된 캠퍼스 총장이 수평적 파트너십을 이루며 각 캠퍼스의 특성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초(超) 글로컬 대학'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순천대 관계자는 "대학의 자율성을 살리는 느슨한 통합 형태"라며 "교명을 하나로 합치지만, 총장은 따로 선출하고 학사, 캠퍼스 운영도 따로 할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의대 신설에 대해서도 "통합을 통해 1개 의대이지만, 순천 목포 각각 의대(대학병원)를 운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순천대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전남도가 한때 검토했다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폐기했던 공동의대 방식과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천대는 "대학 구성원을 비롯한 지역 사회 등 많은 분의 고심 끝에 '통합 의대'가 대안으로 부상했고, 이러한 상생의 소중한 기회를 살리기 위해 직접 당사자들(목포대)과 이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순천대는 "국립의대 신설과 전남의 의료 복지 향상, 지역사회 상생을 위해서도 '대학 통합'이야 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이며 지금이 그 논의의 최적기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대학의 합의가 있더라도 중앙 정부의 법령 정비와 제도 개선에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비현실적인 합의 시한의 명시보다는 차분하고 섬세한 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이는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11월까지 공모를 통해 단독의대를 선정해 정부에 추천하겠다는 전남도에 대해 통합 논의 시간이 필요해 공모 취소 또는 연기(보류)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전남도와 목포대가 총장을 각각 뽑는 순천대의 '전남형 통합'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공모를 취소 또는 연기할지 등이 주목된다.

목포대 관계자는 "현행법에 따르면 통합대학은 1명의 대학 총장을 선출하고, 교명을 통일해야 한다"며 "순천대 주장대로 2명의 총장을 선출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