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기억할 것"…'필리핀 경찰에 피살' 故지익주씨 8주기 추모(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0-18 18:00:34

'필리핀 경찰에 피살' 고 지익주씨 8주기 추모식 영정 사진


2016년 필리핀 경찰관들에 의해 납치된 후 살해된 한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당시 53세) 씨의 8주기 추모식이 열린 18일, 사건 발생 장소였던 마닐라 경찰청 본부에 고인의 영정 사진과 추모 화환이 놓여 있다. [필리핀한인총연합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도현 기자 = 2016년 필리핀 경찰관들에 의해 납치된 후 살해된 한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당시 53세) 씨의 8주기 추모식이 18일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필리핀한인총연합회는 이날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사건 발생 장소인 필리핀 마닐라 경찰청 본부에서 약 60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모식을 진행했다.

대사관에서는 이상화 대사, 상승만 총영사, 김명훈 해외안전 담당 영사 등이 참석했다. 한인총연은 윤만영 회장, 황종일 수석부회장, 조종환 재외동포 안전위원장 등이 나왔다.

유족인 지씨의 부인 최경진 씨를 비롯해 교민들도 함께했다.

필리핀 측에서는 릴리안 데 레온 내무부 차관보와 경찰청(PNP) 관계자 등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했다.


고 지익주씨 8주기 추모식서 헌화하는 필리핀 경찰들


2016년 필리핀 경찰관들에 의해 납치된 후 살해된 한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당시 53세) 씨의 8주기 추모식이 열린 18일, 사건 발생 장소였던 마닐라 경찰청 본부에서 필리핀 경찰들이 고인을 위로하고 헌화하고 있다. [필리핀한인총연합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추모식 사회는 이용수 주필리핀 한국선교협의회 부회장이 맡았다.

추모식은 기도를 시작으로 이상화 대사와 윤만영 회장의 추모사, 유족 인사말, 헌화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대사는 추모사에서 "항소심에서 주범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져 정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며 "유족이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게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고인의 사건을 계기로 양국은 법 집행과 치안 개선을 위한 노력을 다짐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사회 안전 등을 도모하게 됐다"며 "현재까지 종결되지 않은 법률적 정의가 있지만 고인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경찰에 피살' 고 지익주씨 8주기 추모식 참석자들


2016년 필리핀 경찰관들에 의해 납치된 후 살해된 한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당시 53세) 씨의 8주기 추모식이 열린 18일, 사건 발생 장소였던 마닐라 경찰청 본부에서 참석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족인 지씨 부인 최경진 씨,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윤만영 필리핀한인총연합회장, 상승만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총영사. [필리핀한인총연합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유족 최씨는 추모식에서 사건 장소인 필리핀 경찰청 내에 추모비를 설치해달라고 필리핀 정부 측에 정식으로 요청했다.

최씨는 지난해 9월 방한 당시 외교부 영사안전국장과 만나 추모비 설치를 건의했고, 외교부도 필리핀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최씨는 인사말에서 "한 개인의 사건이 아니라 두테르테 정부 시절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미명 아래 필리핀 공권력이 한국 국민을 살해한 사건"이라며 "진실을 밝히고 배상이 이뤄지게 도와달라고 윤석열 대통령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7일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사건 주범에 대한 형 집행 등을 위해 공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필리핀 법무부 관계자는 에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유관기관과 협력해 주범의 행방을 계속 추적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정의가 실현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잊지 않겠습니다"…'필리핀 경찰에 피살' 고 지익주씨 8주기 추모식


2016년 필리핀 경찰관들에 의해 납치된 후 살해된 한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당시 53세) 씨의 8주기 추모식이 열린 18일, 사건 발생 장소였던 마닐라 경찰청 본부에서 유족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필리핀한인총연합회, 필리핀 경찰청 등 참석자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필리핀한인총연합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씨는 2016년 10월 18일 현직 경찰관 3명에 의해 납치된 후 경찰청 주차장으로 끌려가 살해당했다.

공범 2명은 지난해 6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주범인 전직 필리핀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 라파엘 둠라오는 무죄가 선고됐다.

이후 항소심 판사는 올해 6월 이례적으로 1심 판사의 '중대한 재량권 남용'을 인정해 주범에게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주범은 필리핀 항소법원이 인신 구속을 위한 체포영장을 곧바로 발부하지 않은 상황을 틈타 도주해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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