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기다려도 오지 않아요"…경기지역 곳곳 '퇴근 대란'
기사 작성일 : 2024-11-27 20:01:12

(수원= 류수현 기자 = 27일 경기도 전역에 종일 큰 눈이 내리면서 퇴근길 교통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대중교통 이용하는 시민들


[ 자료사진]

이날 오후 서울 사당역에서 경기도 수원으로 귀가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버스정류장 전광판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추운 날씨에 몸을 웅크린 채 발만 동동 굴렀다.

전광판에는 '기상악화로 버스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글귀가 계속해 송출됐고, 퇴근을 기다리는 수십m의 넘는 긴 줄이 승강장 밖으로 이어졌다.

또 평일 배차간격이 20분에서 50분 사이인 수원 삼성전자와 강남역을 오가는 한 광역버스는 퇴근시간에 배차 간격이 1시간 20분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수원시 한 버스 승강장에서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타려면 20분 또는 5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알림이 전광판에 떴다.

직장인 김모(33)씨는 "아무리 버스를 기다려도 오지 않아 집에도 못 가고 길거리에 갇히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웠다"며 "결국 버스를 타긴 했지만, 퇴근을 두 시간이나 앞당겼는데도 평소 퇴근 시간의 두배가 걸렸다"고 했다.

일부 지역은 여전히 눈발이 거세 시야가 잘 확보되지 않는가 하면, 낮 동안 내린 눈이 빙판으로 변하면서 도로는 거북이 운행을 하는 차들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제설 작업과 교통사고로 도로 곳곳에서 통행이 막혀 퇴근길 혼잡은 심화하고 있다.

평택시흥고속도로 시흥 방향 송산마도IC~군자 JCT에 이르는 약 20㎞ 구간은 오후 2시 45분께부터 통행이 제한된 상태다.

시내 도로 중에서는 결빙으로 인해 성남시 중원구 이배재, 의왕시 오메기고개 등 2곳이 통제 중이다.


대중교통 이용하는 시민들


[ 자료사진]

이처럼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자 대체 귀가 수단이 된 지하철 역사는 평소보다 더 발 디딜 틈이 없이 퇴근 인파로 가득 찼다.

수원역을 이용해 퇴근하는 한 시민은 "버스보다 지하철이 나을 것 같아서 왔는데 평소보다 사람이 더 많으니 그야말로 지옥철에 탑승한 것 같다"며 "어쨌거나 집에 도착하면 안심인 상황"이라고 했다.

수원시 이의동에 거주하는 최모 씨는 회사가 차로 10분 거리지만 이날 폭설에 따른 퇴근길 혼잡을 우려해 차를 회사에 두고 40분가량 걸어서 귀가하기도 했다.

경기지역에는 현재 31개 시·군 전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졌다.

광명, 과천, 안산, 시흥, 부천, 수원, 성남, 안양, 평택, 군포, 의왕, 하남, 용인, 안성, 광주, 양평·화성·오산 등 18개 시군에는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며, 나머지 13개 시군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6시 기준 적설량은 의왕 26cm, 군포 25.9cm, 평택 23.8㎝, 안양 23.6㎝, 수원 22.3㎝, 광주 22㎝, 광명 21.6㎝ 등이다.

기상청은 내일까지 경기 남부에 5∼15㎝가량 눈이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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