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전공의 6천950명 모집…비상계엄 여파로 냉랭한 분위기(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2-04 20:00:32

병원에 붙은 전공의 모집 안내문


김성민 기자 =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10개월을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3월부터 수련을 시작할 전공의 모집이 4일 시작된다. 사진은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 병원에 전공의 모집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12.3

권지현 기자 =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내년도 상반기부터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할 전공의 6천950명을 모집한다고 4일 공고했다.

이번에 공고된 유형별 인원은 인턴 3천356명, 1년 차 레지던트 3천594명이다.

1년 차 레지던트의 경우 각 병원은 오는 9일 오후 5시까지 원서를 접수하고 15일 필기시험, 17∼18일 면접(실기)시험을 치른 뒤 19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턴은 내년도 1월 22∼23일 원서를 받고 같은 달 24∼27일 면접(실기)시험을 거쳐 31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의료계는 이번 모집에 응할 의대 졸업생과 인턴 수료자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이어진 의정 갈등으로 의대 졸업생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율이 급감했고 레지던트 1년 차 과정을 시작할 인턴들도 대부분 사직했기 때문이다.

현재 211개 수련병원 인턴 3천68명 중 102명(3.3%)만 정상 출근 중이고, 내년 1월 치러질 국시 필기시험 응시자는 304명이다. 이는 올해 응시자의 10분의 1 수준이어서 모두 합격한다고 해도 인턴 모집정원엔 턱없이 모자란다.

다만 내년에 전역 예정인 공보의와 군의관 중 일부 해당자가 지원할 수 있다.

올해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해 인턴이나 레지던트 1년차 과정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지만, 의정 관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모집 전날인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분위기는 더 싸늘해졌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은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지역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전공의는 "3월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다"며 "돌아가려고 했던 전공의들도 지금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지원하지 않고 추이를 볼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다른 전공의는 "병원에서 복귀자를 파악했지만,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계엄령 이후에는 '저렇게 협박하는데 누가 가겠나'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 국립대병원장은 "전공의 모집 전망은 완전히 최악"이라며 "어제(계엄 전)까지만 해도 전공의 몇 명을 만나 '진지하게 복귀를 다시 생각해 보라'고 설득했는데 지금 상황에서 그런 얘기는 차마 못 할 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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