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금융시장 불안 지속…원화·주가 하락, 코인은 상승
기사 작성일 : 2024-12-05 20:00:15

코스피 0.9% 하락해 2,440대 턱걸이 마감, 코스닥도 약세


황광모 기자 =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원/달러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22.15포인트(0.90%) 내린 2,441.85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7.45 포인트(0.3%) 오른 2,471로 출발했으나 이내 내림세로 전환, 점차 낙폭을 키웠다. 장중 1% 넘게 떨어져 2,440선을 내주기도 했다. 이날 코스닥 종가는 전장 대비 6.21 포인트(0.92%) 내린 670.94로 장을 마감했다. 변동성이 심해진 원/달러 환율은 5.0원 오른 1,415.1원을 기록했다. 2024.12.5

민선희 기자 =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이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외국인 주도로 주가가 빠지는 등 투자심리 불안도 지속하고 있다.

5일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410원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5.0원 상승한 1,415.1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4일(1,419.2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다.

환율은 나흘 연속 오르면서 이번 주에만 20.4원 뛰었다.

3일 계엄 발표 직후 야간 거래에서는 1,442.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3천190억원을 순매도하며 코스피가 전장보다 22.15포인트(0.90%) 하락한 2,441.8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7.45포인트(0.3%) 오른 2,471.45로 상승 출발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해 장중에는 1% 넘게 떨어지면서 2,440선을 내주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전날에도 4천80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틀간 7천255억원어치를 처분했다.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안 그래도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한 상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외국 자본 이탈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정책과 반도체 경기 우려 등으로 11월부터 외국인 매도세는 이어지고 있었는데, 정치 불확실성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외국인 자본 유출이 더 나타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계엄 사태의 시장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17∼18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금리 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경계감 속에 비슷한 흐름이 지속되고 환율은 1,400원대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에 대해 "계엄 사태가 당연히 부정적 뉴스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410원대로 약간 오른 상태지만, 이후 새 쇼크(충격)가 없다면 천천히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상황이 계속 외신에 주요 뉴스로 보도되는 가운데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며 "탄핵소추안 의결 등 정치적 여진이 남아있어 불확실성으로 인한 단기 하락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계엄령 선포 이상의 충격이 가해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직·간접적인 리스크에 노출된 금융회사들의 주가 하락 폭이 두드러진 것을 두고는 "윤석열 정부 밸류업 정책의 추진 동력에 대한 의구심이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당 기대감이 낮아지는 데다가 환율 상승이 더해지면서 외국인들에게 매도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105560]은 전 거래일 대비 9천600원(10.06%) 내린 8만5천800원에 마감했다.

신한지주[055550](-5.50%), 하나금융지주[086790](-3.25%), 우리금융지주[316140](-3.77%), 메리츠금융지주[138040](-3.46%), 삼성화재[000810](-5.20%), 기업은행[024110](-3.50%), 삼성증권[016360](-3.78%), 키움증권[039490](-5.32%) 등도 일제히 내렸다.

반면 가상자산은 트럼프 당선인의 가상자산 육성 공약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강한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1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해외 거래소에서 처음으로 10만달러를 돌파했고 국내 원화거래소에서도 1억4천만원을 넘어섰다.

지난 3일 밤 일시적으로 8천826만6천원까지 폭락하면서 이례적으로 국내 가격이 더 싼 '역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났지만 지금은 대부분 해소된 상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거래대금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1조1천95억원 수준이다.

지난 2일 7천180억원에서 3일 2조3천465억원으로 크게 뛰었다가 전날 9천489억원으로 진정된 뒤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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