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계 형사 방첩사 체포조에 보냈나…검찰, 국수본 간부 조사(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2-13 12:00:30

검찰·경찰·공수처


[촬영 김성민 임화영 서대연]

김다혜 전재훈 기자 = 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군방첩사령부와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연락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국수본이 방첩사의 요청에 따라 주요 정치 인사를 체포하기 위한 '체포조'에 강력계 형사들을 지원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최근 방첩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방첩사가 국수본 관계자와 연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국수본 관계자가 일선 경찰서에 연락하면서 방첩사 요청대로 국회에 경찰 인력 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위해 전날 윤승영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과 전창훈 수사기획담당관(총경)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도 비상계엄 선포 이후 방첩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다.

국수본은 전날 오후 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입장문에서 비상계엄 당일 오후 11시 32분께 방첩사 측이 국수본 실무자에게 연락해 '여의도 현장 상황이 혼란하다'며 안내할 경찰관의 명단을 요청했고, 이에 영등포경찰서 강력팀 형사 10명의 명단을 제공한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경찰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방첩사가 '상황을 안내할' 경찰관의 명단을 요청했다고 설명했지만, 검찰은 이런 정황이 '체포조' 활동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방첩사는 비상계엄 때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인사 14∼15명의 체포를 시도한 것으로 지목된 곳이다.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은 지난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여인형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주요 인사 14명에 대한 체포·구금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조지호 경찰청장도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정치인 등 15명에 대한 위치 추적을 요구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방첩사가 주요 인사들을 체포하고 압송, 구금하는 과정에 경찰 인력을 활용하려 했는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편 방첩사는 비상계엄 당시 국방부 조사본부에도 수사관 100명을 파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런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이후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요청에 따라 수사관 10명을 보냈으나 이동 중 국회에서 계엄 해제가 의결돼 복귀시켰다는 입장이다.

계엄사 직제에 따르면 비상계엄 시 계엄사 산하에 구성되는 합동수사본부에는 군 사법 경찰과 경찰, 국가정보원이 참여한다

향후 수사에서 국수본과 국방부 조사본부가 계엄 작전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셀프 수사'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수본과 국방부 조사본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함께 공조수사본부를 꾸려 12·3 비상계엄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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