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익명 기부천사 '8년째 성금 쾌척'…6천여만원 놓고 사라져
기사 작성일 : 2024-12-16 12:00:34

익명의 기부천사가 놓고 간 현금 뭉치와 손 편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원= 정종호 기자 = 2017년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을 보낸 익명의 기부천사가 올해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에 수천만원의 기부금을 놓아두고 사라졌다.

16일 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발신자 번호 표시가 제한된 전화 한 통이 모금회에 걸려 왔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 익명의 기부천사는 "사무국 앞 모금함 뒤에 성금을 두고 간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모금회 직원이 현장에 가서 확인하니 현금 6천54만7천260원과 손 편지가 들어있는 상자가 있었다.

편지에는 "해마다 신생아 수 급감으로 미래 우리나라의 존립이 우려스럽다"며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고위험 신생아·조산아, 저체중 아기들이 잘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의 산모와 아기들이 다 건강하길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린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모금회 직원들은 돈을 놓고 간 후 발신자 번호 표시 제한 전화로 연락을 해온 점과 손 편지 필체가 그동안 여러 차례 고액 기부를 한 익명 기부자와 똑같은 점으로 미뤄 이 시민이 같은 기부자인 것으로 판단한다.

이 익명 기부자는 2017년 이웃돕기 성금으로 2억5천900만원을 기부한 걸 시작으로 올해 8년째 거금을 쾌척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와 우크라이나 전쟁, 튀르키예 지진, 집중 호우 피해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도 성금을 전달했고, 누적 기부 금액만 약 6억7천200만원에 달한다.

모금회 관계자는 "올해도 어김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신분을 밝히지 않고 나눔에 동참해주신 익명의 나눔 천사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부자 뜻에 따라 생활고를 겪고 있는 고위험 신생아와 조산아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익명의 기부천사가 놓고 간 현금 뭉치와 손 편지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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