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김성민 기자 = 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찾아 절을 하고 있다. 2025.1.1

(무안= 강수환 기자 =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

새해 첫날이자 참사 나흘째인 1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은 처음으로 사고 현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야속하리만치 파란 하늘 아래 황량하게 기체 꼬리만 남은 사고 현장을 마주한 유가족의 표정엔 황망함이 가득했다.

버스에서 차례로 내려서 걸어가는 유가족의 시선은 기체 꼬리와 다 타버린 잿더미에 고정돼 있었다.

이날 유족들은 사고 현장 앞에 과일과 떡국 등 음식을 마련해놓고 간단한 추모식을 진행했다.

국화꽃으로 헌화하고 술을 올린 뒤 절을 했다.

절을 하던 유가족은 쉽사리 일어나지 못한 채 바닥에 엎드려 통곡하기도 했다.

처참한 사고 현장을 뒤에 두고 추모하던 이들 중 일부는 두 손으로 머리를 잡았다 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열과 함께 몸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며 고통스러운 현실을 마주하기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유족의 울부짖는 소리는 활주로를 퍼져나갔다.

(무안= 김성민 기자 = 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찾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5.1.1

가족을 향한 그리움과 미안함의 마음 표현도 이어졌다.

"사랑하는 00아!", "00아 미안해!"

엄마 아빠를 언급하며 사랑한다고 외친 여성 유가족은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주변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고인이 된 가족의 이름을 부르며 소리치는 목소리에는 울분과 슬픔, 고통이 가득했다.

그들의 외침은 반경 250여ｍ 너머까지 들릴 정도였다.

유가족의 울부짖음에 이를 지켜보는 관계자들도 눈물을 함께 흘렸다.

추모를 마친 일부 유가족 중에는 과호흡 등을 호소하거나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울다 쓰러지기도 해 119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멀리서 사고 현장과 유가족을 지켜보던 우창우(29)씨는 "희망차고 행복해야 할 새해에 참사로 망연자실하는 유족들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안타깝다"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내며 유가족을 향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사고 현장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곳이어서 지금까지 유가족들은 사고 현장을 방문하지 못했다. 새해 첫날을 맞아 당국과 유가족 대표단이 혐의해 이번 추모가 이뤄졌다.

유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방문한 것은 사고 발생 이후 처음이다.

사고 현장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곳으로 유가족들은 지금까지 공항 내 대합실에서 대기해왔다.

새해 첫날을 맞아 유가족 대표와 당국이 협의해 엄격한 통제 속에 방문이 이뤄졌다.

희생자 1명당 유가족 4명씩 방문이 허락됐고, 도우미까지 약 700여명이 10분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무안= 김도훈 기자 = 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탑승객 유가족들이 간소한 상을 차려두고 희생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며 오열하고 있다. 202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