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예외되게 노력…미 흑자 상당 부분이 투자 관련"
기사 작성일 : 2025-01-08 17:00:11

1998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조선소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자료사진]

(세종= 차대운 기자 =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관심을 보인 한미 조선 협력을 구체적으로 추진할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린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보편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강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정부는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중 상당 부분이 대미 투자에 따른 것이라고 설득하면서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산업부는 미국 신정부가 보편관세 등 보호무역 강화 공약을 실행에 옮길 경우 우리 수출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 과학법 보조금 변경·폐지 때는 미국에 투자한 우리 기업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미국 신정부의 출범 임박 속에서 정부는 최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대외경제 현안 간담회'를 중심으로 통상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상황·이슈별로 대응 전략을 점검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상호 보완적인 한미 경협의 특수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정했다.

박성택 1차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한미 교역 관계가 상호호혜적으로 발전해 2023년 대한민국이 미국의 최대 투자국이 됐고, 대미 흑자 중 상당 부분이 대미 투자와 관련된 것이 많다"며 "이를 잘 설명해 우리나라가 관세 조치의 예외가 되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제조업 재건 흐름에 반도체, 이차전지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 한국이 미국의 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한 점을 미국에 적극적으로 알려 미국의 통상 압력을 최대한 완화해보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을 앞두고 방미해 미국 의원들과 연방·주 정부 인사 등을 만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한국 기업들의 사업 환경 안정이 꼭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는 나아가 트럼프 신정부의 보호무역 강화로 초래될 도전 요인이 있지만 미국이 중국과 전략 경쟁 와중에 자국에 부족한 조선 역량 보완을 한국에 기대하는 등 새 기회 요인도 존재해 이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직접 한국과 협력 의지를 밝힌 조선 산업과 관련해 범부처 TF를 꾸려 함정 유지·보수에서 신규 선박 건조까지 포괄하는 '한미 조선 협력 패키지'를 준비하기로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적자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내건 가운데 민간 중심의 미국산 원유·가스 수입 확대를 통한 무역수지 관리도 도모한다.

박 차관은 "(트럼프 신정부 출범 후) 화석연료 의존이 높아지고, 셰일가스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여서 우리 에너지 기업 입장에서 미국산 가스와 석유 도입의 경쟁력 개선 효과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 차원의 인위적 흐름이 아니어도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처럼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효과가 시장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 강화로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상품이 미국 수출길이 막혀 국내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우리 기업을 위한 무역 구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산업부는 저가 수입산 제품의 국내 범람에 대비해 무역위원회를 전면적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덤핑 조사 기법 고도화, 우회 덤핑 방지 제도 본격 시행 등을 통해 무역 구제 역량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발 공급 과잉 문제가 세계 경제의 주요 불안 요인으로 떠오른 가운데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같은 전통 산업부터 이차전지 같은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한국 주요 산업도 그 여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작년 무역위원회에 접수된 반덤핑 조사 신청 건수는 10건으로 2014년(10건) 이래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산업부는 작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수출의 우상향 동력 유지에도 올해 정책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52조원의 무역보험을 지원하고 수출 전시·상담회도 역대 최대인 305회로 늘려 대응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트럼프 신정부 출범 직후인 2월 범정부 차원의 비상 수출 대책을 추가로 내놓는다.

박 차관은 "금년 수출은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된다"며 "악재가 집중되는 상반기 수출이 매우 어려울 수 있어 가용한 정책 자원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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