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슬로박 가스 협상 제안에 "금요일 키이우 오라"(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1-14 04:00:57

슬로바키아 총리 협상 제안에 응답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엑스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제네바·로마= 안희 신창용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재개 문제를 협상하자는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의 제안에 응답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좋아요. 금요일에 키이우로 오세요"라고 썼다.

앞서 피초 총리는 이날 천연가스 공급을 재개할 기술적 해법을 찾기 위해 만나자는 취지의 서한을 젤렌스키 대통령 측에 보냈다.

피초 총리는 "양국 정상의 협상은 우크라이나 가스관으로 천연가스를 공급받던 다른 국가들에도 좋은 협상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슬로바키아를 협상 장소로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신의 안방인 키이우를 역제안함에 따라 실제 회담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경유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은 이달 1일부터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가스 판매대금을 전쟁 자금으로 쓰는 것을 막겠다며 가스 수송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미국과 노르웨이, 카타르 등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을 더 늘리며 수급 문제에 대처하기로 했지만 슬로바키아 등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은 회원국들은 이번 수송 중단에 반발하고 있다.

피초 총리는 전날에는 "젤렌스키는 유럽을 돌아다니며 구걸하고 협박하면서 돈을 요구한다. 이제 그만 멈춰야 한다"면서 "그의 신뢰할 수 없는 행동에 질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피초가 모스크바와의 불투명한 거래를 무기한 계속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은 명백한 실수"라며 "문제는 그가 모스크바에 베팅을 했고, 자신의 나라, 단합된 유럽, 상식에 베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피초 총리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우크라이나로 운송되기 전 가스 소유권을 다른 유럽 국가나 회사로 변경한 채 우크라이나로 넘기고, 우크라이나가 가스 공급을 지속하는 방안을 타협안으로 제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방안 역시 소유권 변경 과정에서 러시아 측에 가스 판매수익을 가져다줄 수밖에 없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