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한신대지진 30주년 추도행사 잇따라…"피난소 부족" 지적도
기사 작성일 : 2025-01-17 11:01:04

한신대지진 30주년 추도하는 고베 시민들


(고베 AFP= 일본 혼슈 서부 효고현 고베시에서 17일 시민들이 한신대지진 30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도쿄= 박상현 특파원 = 일본 혼슈 서부에서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 30주년을 맞아 17일 각지에서 추도 행사가 열렸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보도했다.

한신대지진은 1995년 1월 17일 오전 5시 46분에 효고현 아와지시마(淡路島) 북부에서 발생했다. 규모는 7.3이었고,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최고 수준인 7로 관측됐다.

이 지진으로 6천434명이 목숨을 잃었고 4만3천여 명이 다쳤다. 피난을 떠난 사람은 약 31만7천 명, 완전히 파손된 주택은 약 10만5천 동으로 집계됐다.

특히 피해가 컸던 효고현 중심 도시 고베시에서는 시민들이 이날 오전 5시 46분에 맞춰 일제히 묵념하고 희생자를 추도했다.

고베시 주오구에 있는 공원 '히가시유엔치'(東遊園地)에는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1.17', '다가가자' 같은 문자를 새긴 초롱이 설치됐다.

한신대지진으로 모친과 남동생을 잃은 30대 남성은 히가시유엔치에서 열린 집회에서 "주위에 있는 소중한 사람은 당연히 있는 것이 아니다.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며 지진 이후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신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부흥·재개발 사업은 지난해 10월 마무리됐다. 부흥 사업에는 약 16조엔(약 150조원)이 투입됐다.

일본 주요 언론은 한신대지진 30주년을 기념해 이날 조간신문에 방재 현주소를 분석한 기사 등을 실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난카이 해곡에서 향후 30년 이내에 규모 8∼9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80% 정도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난카이 대지진 피해가 예상되는 기초지자체 40% 미만은 피난소가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일본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대형 지진이다.

일본 내각부는 난카이 대지진 발생 시 피난민 수를 최대 950만 명으로 추산한 바 있는데, 수용 인원 한계로 약 53만 명은 피난소를 이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아울러 이 신문은 일부 지자체 피난소는 쓰나미(지진해일)가 일어날 경우 침수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신대지진으로 집이 사라진 사람들을 위해 지은 효고현 공영주택에서 지진 피해자 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35%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피해자 고령화로 이들이 유지해 온 공동체가 약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또 아사히신문은 일본에서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지자체일수록 주택 내진 비율이 낮다고 보도했다.

효고현에 많은 작품을 남긴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산케이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 30년간 자연재해가 늘었고, 규모와 강도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가 강조하는 정책인 지방창생(지방 활성화)의 본질은 시설 설립과 브랜드 전략 수립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거리에 대한 애정, 마음의 유대를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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