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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석 권수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중국 관영 매체들이 양국 관계의 '좋은 출발'을 강조하며 앞으로 더 큰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놨다. 다만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에는 미국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신문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0일 공동사설에서 "정상 간 외교는 줄곧 중미 관계의 나침반이자 양국 관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선도적 역할을 발휘해왔다"며 "미중 정상의 지도 아래 양국이 새로운 출발점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전 세계가 양국의 미래 관계를 주시하는 중요한 시점에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당선인이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중미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양측의 깊은 이해와 협력 전망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반영한 고위급 상호작용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 매체는 이어 시 주석과 트럼프 당선인의 통화 직후 투자자들이 중국 주가지수 연동 상장지수펀드(ETF)를 빠르게 사들인 점을 거론하며 "이는 세계가 중미 관계의 '좋은 출발' 가능성에 얼마나 민감하고 기대하는지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또 바이든 정부가 집권 마지막 달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제재에 집중하는 등 "과거 미국 행정부의 '제로섬 게임'식 사고방식이 중미 관계에 '부정적 자산'을 남겼다"면서 "미국의 새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기술 전쟁에서 교훈을 얻고, '강력한 적을 마주한 것처럼 경계하는'(如臨大敵) 식의 대중국 정책 틀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화통신도 이날 "중국과 미국의 관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유지하라"는 제목의 영문 논평에서 "두 강대국은 새 미국 대통령 임기 시작에서 긍정적인 출발을 하고 새로운 출발점에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두 강대국에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며 중요한 것은 이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양측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주요 관심사를 존중하면서 현존하는 문제의 건설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은 다만 "대만 문제는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에 관한 문제다. 따라서 미국 새 행정부는 (대만과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상호신뢰를 훼손하거나 양국 관계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이어 최근 양국 간의 긴장이 "주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자국 패권에 대한 뿌리 깊은 전략적 불안 때문"이라며 "하지만 역사가 보여주듯 대화와 협력만이 양국에 유일한 선택이다. 새로운 출발점에서 미국은 제로섬 사고를 버리고, 중국과의 관계가 안정적이며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경로를 통해 더 큰 진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선의를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민일보도 전날 주요 국제 문제에 관해 중국의 입장을 밝히는 '종소리'(鐘聲) 논평에서 시 주석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중미 관계가 새로운 출발점에서 더 큰 진전을 얻을 수 있도록 추진하기 바란다"고 한 발언을 재차 부각했다.

인민일보는 "미국 측이 대만 문제를 반드시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면서도 양국이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적절히 관리하며 호혜 협력을 확대해 불안하게 요동치는 세계에 더 많은 확실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