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제, 소외지역 재정 강화·경제 활성화 기여 확인"
기사 작성일 : 2025-01-22 13:01:13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은 우리 농산물로'


(춘천= 지난 14일 강원 춘천시조합운영협의회에서 열린 2024년 춘천시 농정발전 간담회에서 김현수 농협 춘천시지부장과 윤흥래 협의회 의장, 한경모 시 농업기술센터장 등 관계자들이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을 우리 농축산물로 이용하자는 손팻말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2.15 [농협 춘천시지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 양정우 기자 = 제도 시행 2년 차를 맞은 고향사랑기부제가 인구소멸지역 등 소외 지역의 재정 여건을 튼튼하게 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2024년 고향사랑기부제 운영 결과'를 22일 발표하며 이런 내용의 자체 평가를 내놨다.

행안부에 따르면 전국 89개 인구감소 지역의 평균 모금액은 4억7천만원으로 비(非) 인구감소지역(137개) 모금액(2억7천만원)의 1.7배 수준에 달했다.

또 비 수도권지역 지자체 평균 모금액은 4억5천만원으로, 수도권 지역 지자체 평균 모금액(1억4천만원)의 3.3 배로 집계됐다.

재정자립도가 20% 미만인 153개 지자체의 평균 모금액은 4억1천만원으로, 전년의 3억4천만원 대비 20.3% 증가했다.

김철 행안부 균형발전진흥과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고향사랑기부제를 두 해 운영하면서 많은 성장을 이뤘다"며 "인구소멸위기 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이 제도의 가치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기부금의 30%를 현금과 같은 포인트로 돌려주면서 기부자의 답례품 구매가 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2024년 기부자의 답례품 구매비용은 약 205억원으로, 전년도(151억원)보다 36% 증가했다. 지자체가 발굴한 답례품 품목도 1만4천989건으로, 2023년도(1만1천16건)보다 36% 늘어났다.

답례품 유형도 기존 특산품 중심에서 텃밭 분양, 관광·체험 상품 등으로 확대해 '생활인구' 증가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을 것으로 행안부는 분석했다.

가장 많이 판매된 답례품은 대전시와 대전시 중구의 '성심당 상품권(3만원)'으로 1억4천100만원(4천703건)의 판매고를 올렸다.

제주특별자치도의 '귤로장생 노지감귤'(1억3천600만원·5천292건), 충남 논산시의 '겨울시즌 논산딸기'(1억100만원·3천587건)도 인기를 얻었다.


울주군, 2024년 고향사랑기부금 4억5천100만원 달성


울주군, 2024년 고향사랑기부금 4억5천100만원 달성. [울주군 제공]

다만 지역 토산품이나 소상공인의 제품보다는 유명 제과업체 상품권이 가장 많이 팔린 답례품으로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당초 제도 취지와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답례품을 매력적으로 구성해서 기부금을 끌어모으는 전략을 펴지만, 중소기업 중심의 소상공인 답례품을 홍보하려는 노력도 한다"며 "다음 달 초 전체 지자체를 대상으로 여는 성과 설명회에서 (지적된) 여러 부분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지정기부제'를 통해 지역문제 해결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작년 6월 시행한 지정기부제는 지자체가 주민에 필요한 사업을 찾아 모금을 개시하면 기부자는 해당 사업을 특정해 기부하는 제도다.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확인할 수 있어 기부 효능감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지정기부제가 시행된 뒤로 모두 55개 지정기부 사업이 발굴됐다. 이를 통해 약 40억원의 기부금이 모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 청양군 '탁구부 지원사업', 전남 곡성·해남군의 '소아과 지원사업', 광주 동구의 'E.T 야구단 사업' 등 특색있는 사업들이 공감을 얻으며 모금에서도 결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재난·재해 피해를 겪은 일부 지자체에서는 피해 복구지원 등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지정기부 사업을 시행하기도 했다.

충남 서천군의 '서천특화시장 재건축 사업', 경기 안성시의 '대설피해 복구사업'은 각각 5억원 모금을 목표로 지정사업이 전개됐다.

제주항공 참사가 있었던 전남 무안군의 경우 작년 12월 30∼31일 전년도 모금액(약 5억원)의 2배가 넘는 11억원이 고향사랑기부금으로 답지하기도 했다.

김철 과장은 "지역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가치 있는 창구로서 고향사랑기부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안군은 기부금을 피해 가족 지원사업 등 재난 극복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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