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尹 '싹 다 정리하라' 지시에 간첩단 사건인 줄"(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1-22 21:00:04

발언하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박동주 기자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

오수진 하채림 기자 =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싹 다 정리하라"는 지시에 간첩단 사건인 줄 알았다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통화한 뒤에야 정치인 체포지시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22일 밝혔다.

홍 전 차장은 이날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1차 청문회에 출석해 계엄 선포 전후로 윤 대통령, 여 전 사령관과 나눈 통화 내용 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오후 8시 22분께 윤 대통령이 전화 통화로 '한두시간 후에 중요하게 전달할 사항이 있으니까 대기하라'고 말했고, 대기 중 비상계엄 소식을 TV를 통해 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이 국가 핵심 정보기관인데 비상 상황이라는 부분에서 정보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비상계엄이 발효됐는가"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홍 전 차장은 10시 53분께 윤 대통령에게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그때 목적어가 없어서 누구를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이후 여 전 사령관과 통화를 통해 정치인 체포 지시를 정확히 알기 전까지는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가) 국내에 장기 암약하던 간첩단 사건을 적발했나보다, 그래서 긴급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홍 전 차장은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정치인 체포와 관련해 보고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정치인을 체포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라고는 보고하지 않았다"면서도 "정황상 관련된 보고를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더구나 11시 6분에 (여 전 사령관과) 통화하고 11시 30분에 원장님께서 지시하셔서 집무실에서 긴급 정무직 회의가 열리는데 방첩사한테 받은 내용을 알고 있는데 어떻게 말씀 안 드릴 수 있나"라고 부연했다.

홍 전 차장은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의 관련 질의에 "방첩사를 지원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다고 하면서 방첩사에서 한동훈과 이재명을 잡으러 다닌다고 말하니 (조 원장이) '내일 아침에 얘기하자'고 말했"을 뿐 관련 보고 받기를 "거부했다"고 진술했다. 최소한의 업무 방향·지침을 요청했지만 "(조 원장이) 앉았던 소파에서 일어나서 가버"렸다는 것이다.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의 정치인 체포 지시 보고 주장이 사실인지 묻는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 질의에 "저한테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제 명예를 걸고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며 부인했다.

오후에 속개된 회의에서 조 원장은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소집한 국정원 정무직 회의 종료 후 홍 전 차장으로부터 윤 대통령과 통화 사실 자체는 보고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치인 체포 지시에 관한 보고는 없었다고 재차 반박했다.

조 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의원 등의 관련 질의에 "(홍 전 차장이 정무직 회의 후) 정치인들을 누가 잡으러 다닐지 모르겠다고 했으나, 대통령이 전화했다는 얘기와 정치인들을 잡으러 다닐지 모르겠다는 (얘기) 사이에는 두세 가지얘기가 끼어 있었다"면서,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하셨다'고 보고 후 다른 얘기는 대통령 지시로 보고한 게 없다"고 거듭 답변했다.

한편, 홍 전 차장은 체포 대상 14명 중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에 대해 "한동훈 대표의 얼굴을 본 적이 없고 통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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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https://youtu.be/5O1jv1dov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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