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관투자 확대'로 증시부양…"보험사 신규보험료 30% A주에"(종합)
기사 작성일 : 2025-01-23 17:43:39

중국 상하이의 증시 전광판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권수현 기자 = 중국 정부가 침체한 경기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대형 국유보험사와 공모펀드 등 기관의 증시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내용의 증시 부양책을 내놨다.

2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와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재정부, 금융감독총국 등 유관 부처들은 이날 국무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장기 자금 시장 유입 촉진을 위한 실행방안'의 세부 내용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당국은 상업보험 자금과 관련해 대형 국유보험사들이 올해부터 신규 보험료 수입의 30%를 A주(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용 본토 주식)에 투자하도록 했다.

우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관련 시범사업을 올해 상반기에 신속하게 시행해 증시에 투자되는 보험사 자금 규모가 1천억위안(약 19조7천억원) 이상이 되도록 장려하고, 점차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500억위안(약 9조9천억원)은 춘제(春節·설날) 이전에 투자를 승인할 방침이다.

우 주석은 "보험 자금의 주식시장 투자 비율을 꾸준히 높이도록 장려할 것이다. 특히 대형 국유 보험회사는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번 조치로 "매년 최소 수천억 위안의 장기 자금이 A주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롄서는 지난해 5대 상장 보험사의 기존 보험료 수입이 전년 대비 1천100억위안 증가했으며, 업계에서는 보험자금의 주식·주식형 펀드 투자 비율이 현재 12%에서 14%로 증가할 경우 증시에 추가로 유입되는 자금이 약 7천억위안(138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고 전했다.

당국은 또한 앞으로 3년간 공모펀드의 A주 보유액(유동 시가총액 기준)을 매년 최소 10%씩 늘리도록 했다.

펀드 판매 수수료도 추가로 인하해 투자자들이 매년 450억위안(8조9천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펀드사가 매년 이익의 일정 비율로 자사 주식형 펀드를 매입하도록 유도하고 상장지수펀드 상품 개발을 촉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 주석은 "공모펀드는 자본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중요한 역량으로 그 규모는 2019년 13조위안(2천566조6천억원)에서 작년 말 33조위안(6천515조2천억원)으로 증가했다"며 펀드산업에 대한 당의 지도와 장기 성과평가를 전반적으로 강화해 대규모 펀드가 미미한 수익을 내는 상황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우 주석은 또한 연기금의 성과 평가 방식을 개선하고,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금을 늘리도록 장려하며, 상장사들에 춘제 이전에 배당금을 지급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발표에 투자자들은 대체로 긍정적 반응 나타냈다고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이날 장 초반 한때 1.8% 상승했다가 0.6% 상승으로 오전장을 마쳤다. 상하이 종합지수는 1% 올랐다.

또 중국생명보험이 4.3% 상승했으며 보험사 추종 지수도 2.6% 올랐다.

최근 수개월 동안 중국 증시는 경기 둔화 장기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관세 인상 위협에 대한 우려로 하방 압력을 받아왔다.

CSI 300 지수는 올해 들어 2.2% 하락했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영국 자산운용사 리걸앤드제네럴인베스트먼트(LGIM)의 아시아태평양 투자 전략가인 벤 베넷은 이번 조치에 대해 "매우 놀랄만한 정도는 아니지만 몇 가지 가시적 정책이 나온 것은 좋다"며 "이러한 정책이 완전히 효과를 발휘하려면 더 강한 성장과 수익 기대치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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