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국제무대 복귀연설에서 '허위 사실·과장 발언' 지속
기사 작성일 : 2025-01-24 06:01:02

다보스 포럼서 화상 연설하는 트럼프


[다보스 AFP=.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 이재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집권 2기 출범 후 가진 첫 국제무대 복귀 연설에서 글로벌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사실이 아니거나 팩트를 과장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미국 언론들이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화상으로 연설한 뒤 패널들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대선 유세 때처럼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거나 실제 내용을 부풀린 주장들을 거침없이 내놓았다.

먼저 미국 금융회사들의 운영 방식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패널로 참석한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최고경영자(CEO)에게 "당신과 제이미는 모두 여러분의 은행을 보수주의자에게도 개방하기를 바란다"며, 보수파에 은행 서비스를 제한하지 말라고 훈계조로 말했다.

제이미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층에서는 은행이 자신들과 비즈니스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있다"며 "여러분(은행)이 하는 일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보수성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언급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짚었다.

미국 내 일각에서 '은행들이 정치적 동기로 인해 '딥스테이트'(deep state·국가를 좌지우지하는 정부 내 관료 집단)를 상대로 금융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WSJ은 설명했다.

벤처캐피털 CEO인 마크 앤드리슨은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트럼프 지지자 사이에 소위 '디뱅킹'(de-banking·금융 서비스 거부)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바 있다고 WSJ은 전했다.

BOA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정치적 이유로 계정을 폐쇄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또 캐나다를 상대로 한 "엄청난 무역 적자" 문제를 거론하면서 그 규모를 2천억∼2천500억 달러로 추정했다.

미 CNN 방송은 그러나 상무부 데이터를 인용, "2023년 미국은 대(對)캐나다 교역에서 406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과장되고 거짓된 주장을 반복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조 바이든 전임 정부 때 미국이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다고 비난했는데, 2022년 6월(9.1%)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적 있으나 1920년 23.7%라는 사상 최고치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독립 기관으로 간주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금리 조정을 하고 있음에도 "유가 하락에 따라 금리 인하를 즉시 요구하겠다"라고 언급한 것도 그릇된 주장으로 꼽혔다.

트럼프는 "터무니없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기차 의무 구매 제도를 종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CNN은 "분명한 사실은 미국에 전기차와 관련한 구매 의무가 원래 없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수백만명이 사망했다"는 트럼프 표현 역시 과장된 사례로 지목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에서 10만여명, 러시아 군에서 15만여명이 각각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바로 잡았다.

미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 공식 석상 발언에 대해 '팩트체크'(진실 검증)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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