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 사전 차단?…트럼프측, NSC '늘공'도 정치 성향 검증
기사 작성일 : 2025-01-14 02:00:59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 강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0일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 당선인측이 백악관에서 외교, 안보, 국방 정책을 조정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속의 이른바 '늘공(직업 공무원)'을 대상으로 충성도를 테스트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부 파견 공무원이 원대로 복귀하면서 정권 교체 직후에 업무 공백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바이든 정부측에서 나온다.

트럼프 2기 정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보수 성향 인터넷매체인 브라이트바트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가 데려갈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와 100% 일치해야 한다"면서 "NSC 구성원의 상당 부분은 다른 기관에서 나온 파견자(detailee)이며 우리 팀은 우리가 누구와 함게 일하고 싶은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시작되는) 20일 낮 12시 1분에 모든 인력은 (일단)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왈츠 미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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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인수위팀은 이를 위해 NCS에 파견된 공무원들을 상대로 지난해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했는지와 정치 기부 현황, 소셜미디어(SNS)에 트럼프 당선인을 비난하는 글을 게재했는지 등에 대해 묻고 있는 상태다.

일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이런 검증은 지난주부터 시작됐으며 일부 인사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일할 트럼프측 정무직 지명자로부터 정치관 등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고 AP는 보도했다.

NSC의 파견된 일반 공무원 대부분은 국무부,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등 연방 정부 기관에서 백악관으로 파견된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며 통상 1~2년 정도 NSC에서 근무한 뒤 원래 자신이 소속된 기관으로 복귀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측의 이같은 입장은 트럼프 1기 당시와 같이 NSC에서 내부 고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9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군사 원조를 지렛대로 바이든 대통령 아들의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과 관련된 부패 의혹을 조사할 것을 압박했다.

NSC에 파견된 직업 군인 2명은 당시 이 통화를 들은 뒤 발언이 문제가 있다고 보고 내부 고발을 했으며 이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첫 탄핵소추 사유가 됐다.

트럼프 인수위측 관계자는 AP에 "대통령의 비전을 공유하고 공동의 목표에 초점을 맞출 인사를 찾는 것은 전적으로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정부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NSC를 구성하는 직원들은 전문가이지 정치인이 아니다"라면서 "이들은 국가와 헌법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지 특정한 누구의 정치적 의제를 위해 봉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10일에는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20일 낮 12시 1분, 12시 2분, 12시 3분 등에도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팀을 갖추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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