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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정경재 기자 =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철새도래지에 들어설 예정인 새만금국제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성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환경단체는 "새만금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의 수백 배에 달한다"며 사업철회를 요구하는 반면 전북특별자치도는 "전국 공항 중 3번째로 안전하다"며 상반된 주장을 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같은 평가를 놓고 이들의 해석이 엇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25일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공동행동)과 전북도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1년 '새만금신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통해 새만금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도를 분석했다.

먼저 공동행동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이 평가서에 나타난 새만금공항의 조류 충돌 총위험도(TR)는 계획지구 5㎞를 기준으로 최소 0.01071, 최대 0.04873이다.

총위험도 계산은 국내 공항 운영 중에 발생한 조류 충돌 자료를 활용해 '연간 피해가 예상되는 조류 충돌 횟수'(TPDS)를 구하고 여기에 영국의 기체손실가능성(RCHL)을 곱해 도출한다.

복잡한 산식을 차치하고 단순 수치로만 살펴보면 새만금공항의 총위험도는 제주항공 참사가 발생한 무안공항의 총위험도(0.00008)보다 최대 610배 높다.

여기에 총위험도를 '사고 발생 예상 연(年)수'로 계산하면 새만금공항은 21∼93년, 무안공항은 1만2천221년에 한 번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새만금공항 계획 부지인 수라갯벌은 만경강, 동진강, 금강하구, 장항해변, 새만금호 등으로 둘러싸인 대규모 조류 서식지이자 철새 도래지이다.

멸종위기 1급 종인 저어새를 비롯해 민물가마우지,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이곳에서 번식하며, 154종의 겨울 철새가 도래한다.

공동행동은 제주항공 참사 이후 뒤늦게 조명된 국토부 평가를 두고 "충격과 공포"라고 평가하며 새만금공항 사업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단체는 "제주항공 참사를 겪고도 새만금공항 건설을 추진한다면 또 하나의 돌이킬 수 없는 대참사를 예고하는 것"이라며 "조류 충돌 위험도가 큰 다른 공항 건설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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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는 같은 평가서를 두고 다른 해석을 내놨다.

국토부의 당시 평가서는 조류와 야생동물이 자유롭게 서식·활동하는 관리되지 않은 초지(草地) 상태에서 새만금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 위험도를 조사했기 때문에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만금공항 부지와 약 1.3㎞ 떨어져 있고 현재 운영 중인 군산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도를 타 공항과 비교·분석하는 게 새만금공항 건설 이후의 정확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군산공항의 조류 충돌 총위험도는 0.00005로 원주, 양양공항에 이어 전국 15개 공항 중 3번째로 낮으며, 치명적인 사고 발생 예상 연수 또한 1만8천222년에 한 번으로 같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295년), 김포국제공항(311년), 제주국제공항(532년) 등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군산공항은 사고 위험성이 낮은 국내 공항 중 한 곳이다.

국토부도 새만금공항 평가서에 이와 같은 서술을 부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아직 공항이 들어서지 않은 부지에 대한 위험도 조사보다는 바로 인접한 공항의 수치를 적용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본다"며 "제주항공 참사 이후 새만금공항의 짧은 활주로(기본계획상 2천500ｍ)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이에 대한 부분도 국토부와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이 같은 활주로 길이는 군산공항(2천745m)은 물론 국내 주요 공항 중 가장 짧은 규모여서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새만금공항은 군산시 옥서면 매립 부지에 새로 지어지며 주한미군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인근 군산공항의 민간항공 기능을 흡수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전북도는 올해 착공,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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