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기초지자체 1위 광주 동구…비결은 '지정 기부'
기사 작성일 : 2025-01-29 09:00:36

광주 동구 고향사랑기부제 홍보


[광주 동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 김혜인 기자 = 지난해 전국 기초지자체 중 고향사랑기부금 1위를 달성한 광주 동구의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광주 동구에 모인 고향사랑기부금은 24억원으로, 전국 기초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시행 첫해에는 9억2천만원(8천179건)에 그쳤으나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운영 전략으로 모금액이 2.6배 증가했다.

시행 3년 차에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 동구 고향사랑팀은 치열한 고민을 거듭했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통상 고향을 말하면 '광주 동구'보다는 '광주'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깔려 차별화된 모금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광주시도 고향사랑기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기부금이 동구가 아닌 광주시로 갈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그 때문에 동구 고향사랑팀은 출향인뿐만 아니라 타 시도 지역민들의 기부까지 끌어낼 수 있는 전략을 생각해냈다.

바로 기부금 사용처를 명확히 제시하는 '지정 기부'였다.

동구 고향사랑팀은 일본 히로시마현 진세키고원초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고안했다.

유기견 살처분율 1위 지역인 진세키고원초에서 유기 동물 보호 활동을 지정 사업으로 홍보하며 고향세(일본의 고향사랑기부제)를 시행한 결과 인구 8천명에 불과한 지역에 매년 평균 50억원이 모이고 있다.

진세키고원초 사례를 통해 동구는 고향을 사랑하는 출향인뿐만 아니라 기부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목표를 분명히 한다면 타 지역민들의 기부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최초로 '지정기부'를 생각해냈다.

동구 고향사랑팀은 2023년 지정기부 사업으로 '발달장애 청소년 E.T 야구단 지원'과 '광주극장 보존을 위한 100년 프로젝트'를 구상했다.

지난해에만 야구단에 4억원, 광주극장에 1억3천이 모이는 등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타 지역민들의 기부를 유도하겠다는 전략대로 동구 고향사랑기부에 서울(29.6%)·경기(28.3%) 시도민들의 기부가 쏠리기도 했다.

이러한 지정기부 사업을 통해 동구를 홍보하는 것이 고향사랑팀의 궁극적인 목표다.

김희선 고향사랑팀장은 29일 "타지역의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기부에 초점을 뒀지만 우리는 동구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 유기 동물처럼 기부사업의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동구를 아는 사람만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동구를 홍보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팀장은 "올해도 혁신적인 고향사랑기부제 운영으로 보다 많은 지역민이 동구를 통해 나눔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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