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방장관, 직권 남용 혐의 수사선상에
기사 작성일 : 2025-01-30 02:00:58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우크라이나의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이 직권 남용 혐의로 우크라이나 국가반부패국(NABU)의 수사를 받게 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방부 산하 방사청 감독위원회는 마리나 베즈루코바 현 청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하지만 우메로우 장관은 지난 24일 이를 거부하고 방사청의 새로운 수장으로 아르센 즈후마딜로우를 임명했다. 즈후마딜로우는 우크라이나군의 보급품 구매 등을 담당하는 국가물류운영업체(DOT)를 관리하는 인물이라고 유로뉴스는 소개했다.

이에 대해 감시 기관인 부패 방지 행동 센터는 우메로우 장관이 법적으로 보장된 감독위원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직권을 남용했다며 국가반부패국에 수사를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법에 따르면 공무원이 자신의 권한이나 지위를 남용,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 경우 징역 3∼6년 형과 특정 직책의 자격 박탈 또는 최대 3년 동안 특정 활동에 참여할 수 없다.

우메로우 장관은 2023년 9월 올렉시 레즈니코프 전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레즈니코프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군 보급품 납품 과정에서 가격 부풀리기와 중개업체를 통한 뇌물 수수 등 군 납품 비리와 관련해 꾸준히 사퇴 압력을 받았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부패로 얼룩진 국방부의 개혁을 강력히 추진할 인물로 우메로우를 지명했다. 우메로우 장관은 부패 척결과 투명한 무기 조달 시스템 구축을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1월 방사청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한 베즈루코바는 중개업체를 배제하고 부패 위험을 줄이는 데 애써왔다. 지난 1년 동안 그가 보인 성과는 반부패 운동가들과 서방 동맹국들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설명했다.

우메로우 장관은 베즈루코바 청장의 임기 연장에 반대한 이유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전방에서 싸우는 우리 군인들은 실질적인 영향을 경험하지 못했다"며 "또한 무기 조달에 관한 정보가 과도하게 공개되면서 방사청이 '아마존'으로 변모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는 베즈루코바 청장 부임 이전에는 무기 조달에 대한 세부 사항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베즈루코바 청장은 "그동안 내 업무에 대해 공식적인 불만을 제기받은 적이 없으며 국방부의 개입이 기관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국방부 내부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전략적으로 재검토하는 중요한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주재 주요 7개국(G7) 대사들은 지난 27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번 분쟁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