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내 미얀마 난민촌 의료시설 폐쇄 속출…美 지원 중단 여파
기사 작성일 : 2025-01-30 12:00:56

태국 내 미얀마 난민 수용소


[EPA 자료사진. 재배포 및 판매 금지]

(방콕= 강종훈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해외 원조 일시 중단 조치 여파로 태국 내 미얀마 난민들이 위기에 몰렸다.

30일 로이터통신과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원조 중단 이후 태국에서 미얀마 난민을 돕는 여러 자선단체가 영향을 받았고, 의료시설 운영도 대거 중단됐다.

특히 난민촌 내 보건소 등이 문을 닫으면서 지속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들이 급박한 상황에 몰렸다.

의료진 철수로 외래 진료도 중단됐으며, 입원 환자들은 다른 의료 기관을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 난민촌 관계자는 "의료시설 운영 중단으로 임신부와 인공호흡장치를 사용해야 하는 환자들도 떠나야 했다"고 말했다.

일부 의료시설은 계속 운영 중이지만, 모든 난민 환자를 수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이 몰려 태국 병원도 과부하가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태국 정부는 사태를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솜삭 텝수틴 보건부 장관은 "난민촌에서 오랜 기간 생활한 미얀마인들을 방치하거나 내쫓을 수는 없다"며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은 "미국 정책 변화와 관계 없이 우리가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한 이 땅에서 죽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위중한 난민촌 환자는 일단 태국 병원으로 옮겨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태국 서부 미얀마 접경 지역에 자리 잡은 9개 난민촌에서는 미얀마인 약 10만6천명이 생활한다.

미얀마 군사정권과 소수민족 무장단체 간 전투가 격화하자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피신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난민촌 운영 자금의 약 70%는 미국 정부가 지원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해외 원조 프로그램이 미국 외교 정책에 부합하는지 평가하는 동안 자금 지출 등을 90일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국무부는 24일 관련 지출을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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