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단체, 조총련에 전단 전달 포기…"日경찰 제지 심해"
기사 작성일 : 2025-01-30 18:00:58

납북자가족단체 "일본 정부가 소식지 전달 행사 축소시켜"


(도쿄= 박상현 특파원 =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 30일 일본 도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 인근에서 "일본 정부가 소식지 전달 행사를 축소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모임은 조총련 중앙본부에 소식지를 전하려 했으나, 일본 경찰의 제지가 심하다는 이유를 들어 전달하지 않았다.

(도쿄= 박상현 특파원 = 납북 피해자 단체가 30일 재일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에 '납치된 가족 소식지' 등이 담긴 봉투를 전하려 했으나, 일본 경찰 제지가 심하다는 이유를 들어 전달을 포기했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를 포함한 6명은 이날 오후 1시 50분께 도쿄 지요다구 조총련 중앙본부 인근에 도착한 후 관련 행사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일본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일본 경찰은 납북자가족모임 방문에 대비해 조총련 중앙본부 주변 경비를 강화했다.

일본 경찰은 최 대표가 가져온 무인기(드론)를 가방에서 꺼내 취재진에 공개하는 것을 불허했고, 제사를 위해 과일과 과자 등 음식을 조총련 중앙본부 앞으로 가져가는 것도 안 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량의 봉투를 조총련 중앙본부 안쪽으로 넣는 것은 허용한다고 했으나, 최 대표는 "전달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행사를 중단했다.

애초 최 대표 등은 조총련 중앙본부에 소식지를 전달하고 납북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낼 예정이었다.

또 일본 시민들에게도 소식지를 배포하고 밤에는 납북자 관련 영상을 송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납북자가족모임이 조총련 중앙본부에 전달하려 한 봉투에는 납치된 가족 소식지, 납북자 516명 명단, 평양 거주 납북자 명단 등이 담겼다.

납치된 가족 소식지에는 일본인 납북 피해자를 상징하는 인물인 요코타 메구미와 한국인 납북자 사진, 정보 등이 실렸다.

납북자가족모임은 지난 28일 일본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무인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쓸 것을 요구했고, 행사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었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를 추방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산케이신문은 "일본 경찰 당국에 따르면 행사가 열리는 지역은 인구 집중 지구이기 때문에 드론 비행 허가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본 경찰에 가방 내부 보여주는 납북자가족모임


(도쿄= 박상현 특파원 =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등이 30일 일본 도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 인근에서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경찰에게 보여주고 있다.

최 대표는 이날 취재진에 "드론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경찰이) 이렇게까지 해도 되는가"라며 "일본 정부가 이번 행사를 축소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일본에 소식지를 보냈는데, 일본 정부로부터 메구미 사진을 빼 달라는 연락이 왔다"며 일본 측이 북일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행사를 제지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어제 한국 정부가 일본 경찰에 (입국 문제를) 항의했다고 들었다"며 "주일 한국대사관 초청을 받아 31일 대사관에 간 뒤 출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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