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브리지에 유럽의 실리콘밸리 만들 것"
기사 작성일 : 2025-01-30 20:00:57

29일(현지시간) 옥스퍼드셔 엔셤의 지멘스 헬시니어를 방문한 재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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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김지연 특파원 = 영국 정부가 명문대 도시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일대를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옥스퍼드셔에서 한 경제성장 대책 발표 연설에서 '옥스퍼드·케임브리지 성장 회랑' 계획을 추진해 2035년까지 최대 780억 파운드(140조1천억원)의 경제효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리브스 장관은 "이 지역은 유럽의 실리콘밸리가 될 잠재력이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기업을 유인하고 이곳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며 "이 지역에서의 기회를 더는 놓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2003년 잉글랜드 지역의 여러 개발 기관이 하이테크 제조·연구 중심지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아크'를 개발하는 구상을 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보리스 존슨 보수당 정부는 2022년 남북부 균형 발전을 우선시하면서 이를 사실상 철회했으나 지난해 7월 출범 이후 경제 성장 촉진을 연일 강조해온 키어 스타머 노동당 정부에서 이를 부활시킨 셈이다.

리브스 장관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잇는 철로 증편·신설 자금을 지원하고, 지역 보건과 수자원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해 투자와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환경청도 케임브리지 인근에 주택 4천500가구와 학교, 사무실을 신설하는 계획에 대한 반대를 철회했다.

리브스 장관은 이와 함께 "영국을 사업을 하기에 가장 잘 연결된 곳으로 만들겠다"며 런던의 3개 공항 확장을 약속했다.


29일(현지시간) 히스로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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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대 공항인 런던 히스로 공항에 대해서는 3번째 활주로 건설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개트윅 공항과 루턴 공항의 확장도 지지하기로 했다. 스탠스테드 공항과 런던 시티 공항 확장 프로젝트는 이미 승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예측에 따르면 이들 5개 공항을 모두 확장하면 2023년 1억6천700만명이던 연간 이용객 수는 3억900만명으로 늘어난다.

영국 정부의 공항 확장을 포함한 이번 경제 대책에 대해 기후변화 대응과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후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린피스 영국 수석 과학자 더그 파 박사는 가디언에 "성장을 위한 성장은 경제 전략이 아니다"라며 "이미 폐기된 오랜 오염 유발 프로젝트를 끄집어내기보단 향후 투자를 유인하고 경제·사회적 이득을 가져올 녹색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브스 장관이 이날 잉글랜드 북부 교통 확충 프로젝트나 던캐스터 셰필드 공항 재개장 등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대형 프로젝트 대부분이 런던을 중심으로 한 남동부 지역에 몰렸다는 점도 지적됐다.

더타임스는 "영국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지역에서 성장에 집중, 강화하겠다는 노동당 사고의 변화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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