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정상회담, 트럼프의 동맹외교 시금석되나…"공동성명 조율"
기사 작성일 : 2025-02-01 12:01:03

일본 인형업체가 만든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모형판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 박상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는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취재진에 "다음 주에 그(이시바 총리)가 나와 대화하기 위해 (미국에) 올 예정이며, 나는 그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일본을 대단히 존경한다. 일본을 좋아한다"면서도 의제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그(이시바 총리)로부터 의사 표시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지지통신이 1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일 정상회담 일시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본 언론은 양국 정부가 이달 7일에 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해 왔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일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어서 이시바 총리는 외국 정상 중에는 두 번째 회담 상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정권이 미일 동맹을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고 짚었다.

집권 2기의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력한 미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등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미일 정상회담은 한국 등 다른 동맹국에도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회동을 모색했으나 불발됐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미국을 찾아 대면 회담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안보와 경제 분야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는 양국 정부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맹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내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안보와 경제 등에서 협력을 촉진한다고 명기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해 왔고, 미국 측과 협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미국의 대일 방위 의무 대상임을 확인하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 등을 성명에 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교도는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북한도 핵·미사일 개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양국 정상은 미일 동맹 심화를 논의해 억지력 향상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신뢰 관계를 구축해 미일 동맹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거나 관세 인상 방침을 시사할 것에 대비해 왔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이 방위비를 2027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증액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와 고용 창출 효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제안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시바 총리는) 대미 투자 실적을 강조해 트럼프 정권과 관계를 구축하려 한다"며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한 것과 관련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시바 총리는 전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양국 관계에서 한쪽만 이득을 보면 오래 지속될 수 없다면서 "양국의 국익을 충족하는 새로운 형태의 동맹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관해 얘기해 동맹을 새로운 높이로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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