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공화 텃밭 표적 '맞춤형 보복' 나서는 캐나다
기사 작성일 : 2025-02-03 13:01:00

캐나다 주류판매점에 걸린 '캐나다 제품을 사세요' 푯말


[로이터=]

김용래 기자 = 미국의 관세 전면 부과 방침에 맞서 캐나다 정부가 내놓은 보복 조치는 미국의 여당인 공화당의 텃밭에서 주로 생산되는 제품들에 초점이 맞춰졌다.

캐나다는 미국의 25% 관세 부과에 맞서 똑같이 미국산 제품에 4일(현지시간)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캐나다는 꿀, 토마토, 위스키, 냉장고, 변기 총 1천550억 캐나다 달러(약 155조6천억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길 방침이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직후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 폭탄 예고에 맞서 트럼프 대통령과 여당인 공화당을 지지하는 지역들에 타격을 줄 '맞춤형' 보복을 준비해왔다.

캐나다가 보복관세를 천명한 품목은 트럼프의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오렌지)와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테네시(위스키), 켄터키(땅콩) 등이 포함됐다.

미국의 주요 농산물 생산지역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핵심 텃밭으로 꼽히는 곳들과 상당부분 겹친다.

또 캐나다가 보복관세의 주요 타깃으로 설정한 미국 주류산업은 워싱턴DC의 정가에 입김이 센 업종이다.

연방정부 차원의 보복 관세 외에도 캐나다는 주마다 다양한 비관세 조치를 준비 중이다.

캐나다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온타리오주와 노바 스코샤 주 등은 정부 소유 주류 판매점에서 미국산 맥주, 와인, 증류주 등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미국 '레드스테이트'(공화당 강세지역)에서 생산한 주류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캐나다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맞서 미국산 불매와 자국산 애용 운동도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캐나다 곳곳의 식료품점과 대형 마트 등에서는 '캐나다산'(Made in Canada) 푯말이 등장했고, 여러 방송에서는 미국산 제품의 대안으로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을 안내하거나 코미디언들이 미국산 소비재를 피하는 방법 등을 패러디하며 트럼프 행정부를 조롱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캐나다에 애국주의 바람이 불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캐나다는 판매 대상이 아니다'(Canada Is Not for Sale)이라는 글귀가 적힌 모자의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온타리오주의 더브 포드 주지사가 이 모자를 쓰고 한 회의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되면서 모자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

이 모자를 제작해 판매하는 리엄 무니 씨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으름장에 맞서 모자를 고안했다면서 "(미국의) 관세 조치가 발표된 직후 판매량이 폭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기류를 "저항하는 애국주의"라면서 "(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 인터뷰들을 보면서 그들의 점점 더 커지는 적개심이 혐오스러운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게 됐고, 어느 순간 '더는 못 참겠다'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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