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트럼프발 관세전쟁 '찬물'…코스피 반등 '한달천하'로 끝나나
기사 작성일 : 2025-02-03 18:00:21

코스피, 트럼프 관세 충격에 2.5% 하락 마감


김인철 기자 =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현황판에 코스피 등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3.42포인트(2.52%) 내린 2,453.95에, 코스닥은 24.49포인트(3.36%) 내린 703.80에 장을 마감했다. 2025.2.3

조성흠 기자 = 지난해 하반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끊고 올해 1월 반등에 성공한 국내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붙인 관세 전쟁의 유탄을 맞으면서 한 달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증시에서는 관세 전쟁의 현실화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과 같은 전면전으로 사태가 비화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52% 내린 2,453.95를, 코스닥 지수는 3.36% 내린 703.80을 기록했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달 24일 2,536.80로 마감한 이후 2거래일 만에 80포인트 넘게 하락한 끝에 한 달 전인 1월 3일 종가 2,441.92에 근접했다.

낙폭이 더 컸던 코스닥 지수는 1월 3일 종가(705.76)보다 더 낮아지는 등 양대 시장이 한 달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천700억원, 3천70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로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도 4천500억원 넘게 순매도해 이날 현·선물 순매도액이 1조3천억원을 넘어섰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위권 종목 중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협력 소식이 전해진 카카오(9.00%)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1.30%), NAVER[035420](0.23%), HD현대중공업[329180](0.16%), 삼성생명[032830](2.81%) 정도만 올랐을 뿐 나머지 종목은 일제히 내렸다.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25%의 관세를,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멕시코와 캐나다는 즉각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함께 보복 조치를 시사하는 등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보복의 악순환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조치로 인해 캐나다의 국내총생산(GDP)은 1.7~2.8%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도 물가가 0.7%포인트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관세 전쟁' 한국도 영향권


(부산= 강선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한국도 트럼프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사진은 3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 2025.2.3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관세는 트럼프의 도구이자 협상 전략일 뿐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이제 시장은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설 연휴 전 1,430~1,44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470원대까지 급등했다.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관세 전쟁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멕시코와 캐나다를 볼 때 2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대상에 어떤 예외도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2018년과 현재를 비교할 때 한국은 대만, 베트남, 캐나다, 태국과 함께 미국의 무역적자가 100% 이상 확대된 나라"라며 "보편관세 도입 시 관세 부담은 물론, 캐나다, 멕시코 사례와 같이 선별적 관세 부담 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3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사안으로 증시에서도 해당 수위의 관세 우려를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고 법적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무역분쟁 전면화라는 최악 시나리오보다는 일부 관세 부과 후 협상의 시나리오에 높은 확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 연구원은 최근 양호하게 나타난 1월 한국 수출과 조선 및 주주환원 테마주의 양호한 실적을 근거로 "금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겠으나 주가 복원력으로 인해 지수 하단이 제한된 채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연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번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의회에서 취소할 수 있다"며 "주초 의회의 행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골드만삭스 등 일부 투자회사들이 전망하듯이 이번 조치가 단기간에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또 "미국의 경우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저평가된 한국 증시는 추가적 하락이 진행될 경우 반등 여력이 충분하다"며 "올해 기업 영업이익이 둔화 국면임을 고려할 때 반등이 제한될 수도 있지만 단기적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에 무게를 두고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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