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잇단 시설물 붕괴에도 법에 규정된 조사 전무"
기사 작성일 : 2025-02-04 15:00:04

2023년 4월 5일 무너진 성남 정자교 보행로


[ 자료사진]

홍국기 기자 =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사고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공표해야 하는 사고조사위원회가 그동안 잇따른 붕괴 사고에도 한 번도 구성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4일 '시설물 안전 점검·진단 제도 운용 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후속 조치 및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해 사고 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사고조사위원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조사위를 구성해 법에 규정된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는 국토부가 2008년에 고시한 중앙사고조사위 운영 규정이 시설물안전법 시행령과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2023년 서울 영등포구 도림보도육교 처짐 사고, 경기도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 등 한 해에만 7건의 붕괴 사고를 접수하고도 시행령이 아닌 운영 규정을 근거로 조사·공표 권한이 없는 국토안전관리원에 자체 조사를 지시했다.

그 결과 사고가 발생한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조사 결과를 손해배상이나 고발 등의 후속 조치에 활용할 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 이용택 국토환경5과장은 "그동안 잇따른 붕괴 사고에도 법에 규정된 독립적 사고조사위원회의 구성과 조사가 전무해 사고 예방과 제도 개선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앞으로 시설물안전법 시행령에 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국토안전관리원이 자체 조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국토부에 주의를 요구했다.

이 밖에 감사원은 국토안전관리원의 전담 시설물 지정 단계, 시설물 지정·등록 및 안전 취약 시설물 유지·관리 단계, 점검·진단 결과보고서 평가 단계에서도 다수의 부실 운영 사례를 확인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총 24건(주의 요구 8건, 통보 16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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