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尹 관계설정' 온도차…친윤 접촉 늘리자 비주류선 "위험"
기사 작성일 : 2025-02-05 19:00:03

류미나 김치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둘러싼 온도 차가 커지고 있다.

영남권·친윤(친윤석열)계로 대변되는 이른바 '주류' 의원들이 부쩍 윤 대통령과 접촉면을 늘리며 '관계 유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이에 반발하는 비주류의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과 국회 탄핵소추 직후만 해도 당 지도부를 비롯한 주류 의원들은 윤 대통령 관련 사안에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사뭇 달라진 기류가 감지된다.

지난 3일 지도부 '투톱'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이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을 '개인 자격'으로 면회했다.

이에 앞서 박수영(부산 남구)·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1일 부산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연설했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인 강명구(경북 구미을)·조지연(경북 경산) 의원은 오는 6일 윤 대통령 탄핵 재판에 방청을 신청한 사실이 5일 알려졌다. 강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조용히 다녀오려고 한다"고 밝혔다.

애초 여당으로서는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한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로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데다, 최근 여권 지지율까지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서둘러 윤 대통령과의 관계 정리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읽힌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최소한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기존 지지층의 뜻을 우선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화하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권영세 비대위원장


김주형 기자 =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2.3

일찌감치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필요성을 주장해온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재섭 조직부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원내대표와 당 대표가 당직을 갖고 그 자리(구치소 면회)에 가는 것은 공식적인 것이어서 당연히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에 하나 (탄핵이) 인용된다고 했을 때 무방비 상태로 대선이 치러지는 것보다는 미리 준비하는 게 낫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보수 진영 내에서 대통령 자체보다 보수의 가치에 동조하는 유권자들을 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공간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인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 보수층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중도·부동층 민심을 선점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표명한 유승민 전 의원이나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신지호 전 의원 등이 최근 당내 친윤계 행보에 앞장서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유 전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최근 지도부의 윤 대통령 면회 등에 대해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나와서 말한 그런 논리로 계속 가려고 이러는 것이라면 위험하다고 본다"며 "그게 오히려 자기 족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탄핵 심판에 출석한 윤 대통령이 계엄에 대해 정당한 권한 행사라는 취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지도부를 비롯한 주류 의원들의 행보는 자칫 이에 동조하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 전 의원은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서 "당 지지율이 아주 저조하고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도 꺾였다면 그때도 인간적 도리를 내걸고 면회하러 갔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하는 김재섭 의원


류영석 기자 =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지난해 12월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하고 있다. 2024.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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