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특사 "트럼프, 종전 위해 러시아 제재 강화 검토"
기사 작성일 : 2025-02-07 20:01:00

우크라·러에 협상 필요성 강조…"양측 모두 양보해야"


미국의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로이터= 자료사진]

이도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대(對)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밝혔다.

켈로그 특사는 6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 수준은 경제 압박의 고통의 정도를 1에서 10까지로 봤을 때 "3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특히 석유 생산·수입을 겨냥한 최근의 제재를 실제로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퇴임 직전 고강도의 대러시아 석유산업 제재를 발표하고 러시아 에너지기업인 가스프롬 네프트와 수르구트네프테, 이들의 자회사를 제재했다. 러시아 원유를 운송한 선박 183척도 제재 대상에 올랐다.

당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미국이 대러 제재를 강화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석유 부문의 제재는 여전히 단계적으로 증가할 여지가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이와 관련, 켈로그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J.D. 밴스 부통령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을 포함한 국가안보 분야 고문과 내각을 백악관 집무실로 불러 전쟁을 끝내기 위해 모든 방법을 다 강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쟁 해결은 행정부 전체가 모두가 도와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범정부적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대통령,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재무장관, 국가안보회의(NSC) 등이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켈로그 특사는 러시아는 소모전을 벌이는 데 익숙하므로 군사적 압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소모전이 DNA에 있다"며 "그들은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6개월 만에 70만명을 잃었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2년 7월부터 1943년 2월까지 소련의 스탈린그라드(현 볼고그라드) 일대에서 벌어진 소련군과 나치 독일군 사이의 전투로, 천문학적 규모의 사상자를 냈다.

켈로그 특사는 "(러시아에 대해) 군사적 압박만으로는 안 된다"라며 "경제·외교 압력과 군사 압력을 가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레버리지(지렛대)를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며, 이는 그가 최근 다른 해외 문제를 해결한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협상이 없다면 전쟁 종식은 요원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켈로그 특사는 "어떤 협상에서든 양측이 양보해야 한다"며 "그것이 아니라면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우크라이나가 휴전 협상을 앞두고 러시아에 대해 군사적 압력을 계속해야 한다면서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계속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을 맹비난했다.

켈로그 특사는 "그것은 전략이 아니라 범퍼 스티커(범퍼에 붙인 광고 스티커)"라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적기에 필요한 무기나 전략을 제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제대로 돕지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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