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시위 막으려 소송건 美에너지기업에 '역소송'
기사 작성일 : 2025-02-12 04:00:59

그린피스의 소송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 정빛나 특파원 =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11일(현지시간) 환경시위를 이유로 수천억대 소송을 제기한 미국 에너지기업을 상대로 '역소송'을 냈다.

그린피스는 이날 네덜란드 법원에 미국 화석연료 기업인 '에너지 트랜스퍼'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에너지 트랜스퍼가 지난 2016년 미 노스다코타주(州)에서 환경 시위를 주도한 그린피스를 상대로 제기한 3억 달러(약 4천460억원) 규모의 소송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특히 지난해 마련된 유럽연합(EU)의 '반(反) 슬랩 소송 지침'(Anti-SLAPP Directive)을 근거로 제기한 첫 소송으로, EU 지침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그린피스는 설명했다.

EU 반슬랩 소송 지침은 대기업 및 공공기관이 언론인 및 시민사회·인권 단체의 공익적 문제 제기를 막을 목적으로 '입막음 소송'을 남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다.

지침에 따르면 소송을 당한 피고는 '명백히 근거 없는 소송'일 경우 법원에 기각을 요청할 수 있으며 법원은 조기 기각 여부를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

특히 공익적 문제 제기를 방해할 목적으로 소송 절차를 오용한 것으로 판단되면 법원은 원고 측에 피고 측의 소송 비용은 물론, 소송으로 피고가 입은 손해에 대한 금전적 보상 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

그린피스도 에너지 트랜스퍼의 소송으로 야기된 관련 비용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침은 또 EU 회원국에 거주하는 개인이 제3국에서 피소를 당한 경우, 그 내용이 명백히 근거가 없거나 오용한 것으로 판단되면 제3국 사법당국 판결 집행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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