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가 칼바람 주역 조명한 언론에 '신상털기'라는 머스크
기사 작성일 : 2025-02-13 11:01:00

트럼프와 머스크


[AFP ]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 공무원 대량 감원 시도로 관가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머스크와 우파 세력들이 DOGE 직원들을 다룬 언론 보도를 향해 '신상털기'라며 공격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와 우파 세력은 미 정부 지출 삭감 및 공무원 감원을 주도하는 DOGE 인사들을 다룬 기사를 쓴 언론사 기자에 대한 직접적인 협박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미 매체 와이어드는 최근 DOGE에 채용된 인물 6명의 이름을 보도했다.

이튿날 머스크는 X에 이 직원들의 이름을 공유한 익명의 계정에 "당신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썼다. 이후 이 계정은 정지됐다. 게시물은 사라진 상태다.

우파 활동가 단체 '터닝 포인트'의 공동 창립자 찰리 커크는 X에서 와이어드가 DOGE 직원들을 신상털기(doxxing) 하고 있다며 직접 비난했다.

'doxxing'는 본래 해커가 온라인에서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위협하기 위해 특정인의 신상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인터넷에 공개해버리는 사이버 테러의 일종이다.

6일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재무부의 결제 시스템 접속 권한이 부여된 DOGE 직원 마코 엘레즈(25)를 다룬 기사를 내보냈다.

엘레즈는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종차별적 발언을 게시했던 인물로, WSJ가 이와 관련해 백악관에 문의한 뒤 엘레즈는 사임했다.

재무부 결제 시스템은 정부 지출 세부 내역과 미국인 수백만명의 개인·금융 정보를 포함한 민감한 내용으로, DOGE 직원들이 이를 낱낱이 살펴보는 것에 대한 월권 논란이 일었다. 미 19개 주는 이에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법원은 이들의 결제 시스템 접속 권한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머스크는 엘레즈에 관한 기사를 쓴 WSJ 캐서린 롱을 향해 "역겹고 잔인하다"며 "즉각 해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앞에서 열린 정부 지출 삭감 및 인원 감축 반대 시위.


[AFP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이후 롱 기자는 온라인에서 엄청난 학대와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 빌 애크먼도 롱 기자의 연락처 등을 올리며 "사악하고 비윤리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롱 기자는 지난해 애크먼 아내의 표절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영국의 우익 인플루언서까지 가세, 롱 기자 신상 관련 내용을 담아 비판적인 기사를 쓰고 '광신자'라고 조롱했다. 과거 국무부 인턴십을 하고 2016년 타지키스탄에 있는 국제개발처(USAID)에서 일했던 점을 들어 그가 비밀 연방 요원일 수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임명된 법무부 한 당국자는 최근 DOGE 직원을 '표적으로 삼은' 사람들에게서 법을 위반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 자유 관련 단체 FIRE의 관계자는 "doxxing이란 용어가 원뜻에서 '내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을 인터넷에 게시했다'는 의미로 쓰이게 됐다"며 "그러나 2025년 미국에 살면서 정부 비판으로 형사 조사를 받을 수 있다면 우리는 모두 큰 곤경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언론은 통상 정책 관련 정부 당국자들의 입장과 동기, 조치 등을 밝히기 위해 당국자들이 올린 SNS 게시물도 기사로 다뤄왔다.

앞서 머스크 역시 작년 11월 기후변화 문제를 담당하는 연방 직원 4명의 이름을 X에 올린 바 있다. 이로 인해 직원 중 1명은 SNS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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