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눈가 촉촉' 의성BTS 감독 "우리는 앞으로 20년을 더 나아갈 팀"
기사 작성일 : 2025-02-14 14:00:46

남자 컬링, 하얼빈 동계 AG 은메달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리나라 선수들이 단상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 2025.2.14

(하얼빈= 김경윤 설하은 기자 = 남자 컬링 대표팀 '의성BTS'의 은메달을 이끈 이동건 감독은 의성군청이 '앞으로 더 기대되는 팀'이라며 선수들의 더 높은 비상을 예고했다.

이동건 감독은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남자부 컬링 결승에서 필리핀에 패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 팀은 앞으로 20년은 더 나아갈 팀"이라며 희망적으로 말했다.

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으로 구성된 남자 컬링 대표팀 의성군청은 전원 경북 의성 출신 2001∼2003년생으로 이뤄진 국내 남자 컬링 '막내' 팀이다.

'의성BTS'란 이름엔 BTS처럼 세계를 호령하겠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지난해 6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북체육회(스킵 김수혁), 강원도청(스킵 박종덕), 서울시청(스킵 정병진) '형님' 팀들을 제치고 처음으로 '깜짝' 태극마크를 달았다.


감출 수 없는 아쉬움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결승전 한국과 필리핀의 경기에서 3-5로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5.2.14

이동건 감독은 "지난달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 나가 보니 우리 선수들과 또래인 20대 초반 선수들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세계 컬링 판도가 5년 내로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이동건 감독은 "젊은 선수들로 세대 교체될 시기가 오고 있다"며 그 중심에 의성BTS가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이동건 감독은 이날 경기의 승부처를 2엔드 마지막 샷으로 꼽았다.

대표팀은 스위스 국가대표 출신 귀화 선수로 구성돼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힌 필리핀을 맞아 초반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 갔다.

한국은 2엔드에서 3∼4점 대량 득점할 절호의 기회를 얻었으나 스킵 이재범의 손을 떠난 마지막 샷이 다소 얇게 맞으면서 오히려 상대에 1점 스틸을 허용했다.

이동건 감독은 "결정적인 찬스를 못 잡아낸 게 오늘 승패를 가른 요인"이라며 "그 4점을 잡아냈으면 예선처럼 우리가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 샷이 이재범의 샷 미스가 아닌, 스위핑 미스라는 게 너무 뼈아프다"고 안타까워했다.


눈물 흘리는 표정민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컬링 대표팀 리드 표정민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왼쪽부터 세컨드 김은빈, 리드 표정민, 핍스 김진훈. 2025.2.14

이내 눈가가 촉촉해진 이동건 감독은 "끝났을 때는 아무 생각이 안 났는데, 지금은 좀 감정 컨트롤이 잘 안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의성BTS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큰 대회에서의 압박감과 긴장감을 이겨내고 경기 운영 능력 등 다양한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한다는 게 이동건 감독의 평가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예선 4경기와 준결승까지는 가진 기량을 모두 발휘해 줬는데, 결승에서는 긴장했던 것 같다"며 "10엔드제였다면 여러 번 역습할 수 있을 텐데, 이번 대회는 8엔드제로 진행돼 반격 기회도 적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아직 어리다 보니 감정이 그대로 표정으로 드러나는데, 그조차도 넘어야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눈물 닦는 김은빈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4일 중국 하얼빈 핑팡 컬링 아레나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컬링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컬링 대표팀 세컨드 김은빈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른쪽은 리드 표정민. 2025.2.14

의성BTS는 오는 3∼4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이번 세계선수권 결과를 통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출전 쿼터가 정해진다.

이동건 감독은 "바로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해야 하고, 끝나면 또 대표 선발전도 있다"며 "최대한 몸 관리를 잘해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남은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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