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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소믈리에 로봇'
이지은 기자 = 2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2024'의 한화로보틱스 부스에 소믈리에 로봇이 전시돼 있다. 2024.3.27
강애란 차민지 기자 =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인수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높인다.
16일 호텔·리조트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은 아워홈 인수를 단순한 급식사업 진출을 넘어 인프라를 활용한 사업 확장을 구상하고 있다.
아워홈은 국내 급식업체 2위로 자체 생산, 물류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국내에만 공장 8개를 갖고 있고 중국 청도에도 공장이 있다. 물류센터도 경기 안산, 충북 음성, 충남 계룡, 경북 구미, 경남 양산, 광주, 제주 등 14곳에 달한다.
아워홈은 주 사업인 단체급식 외에도 이런 인프라를 기반으로 식자재 유통시장에서 얻는 이익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아워홈은 제조, 물류 시설이 잘 구축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며 "자체 생산부터 식재료 납품까지 가능해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호텔이 아워홈 인수로 손쉽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영역은 호텔·리조트 식음업장에 식자재 유통망을 활용하는 것이다. 자체 생산·물류 시설을 갖추게 되면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외식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왔고 이번 아워홈 인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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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아워홈 제공]
다만 시장에서는 범LG가에 속한 아워홈에 단체급식 사업을 맡긴 LG계열사가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한화 계열사 급식 수요를 통해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지만 기존 LG계열 물량에 못 미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그런데도 한화호텔이 8천700억원을 들여 아워홈을 인수한 데는 미래 사업성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화호텔은 궁극적으로 푸드테크 분야에서 아워홈과의 시너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푸드테크는 식품 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으로 식음 서비스 품질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끌어낼 수 있다.
한화호텔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은 지난해 한화푸드테크로 바꾸고 푸드테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김 부사장이 전략기획 부문 총괄을 맡은 로봇 전문 계열사 한화로보틱스와도 협업하고 있다.
한화로보틱스는 와인을 돌리며 공기와 접촉하는 '브리딩' 동작을 시연하는 로봇, 바리스타 로봇 등 다양한 푸드테크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식자재 분야에 관심이 워낙 많다"며 "호텔 사업은 인건비가 많이 드는 구조인데 아워홈을 통해 푸드테크 시너지를 내면 단가를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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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언론보도사진]* 인물정보 업데이트 후 현직 변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화그룹 오너가의 삼형제가 각각 맡은 사업 분야가 뚜렷해지면서 김 부사장이 자신의 영역인 유통·로봇 사업 영역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을 각각 맡고 있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식음료 사업 부문 역량 강화와 식음·숙박사업 등 다른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아워홈의) 지분 인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