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자치령' 쿡 제도, 中과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 체결
기사 작성일 : 2025-02-16 13:01:01

중국 쿡 제도 총리 회담


마크 브라운 쿡 제도 총리(오른쪽)가 14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신화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뉴질랜드 자치령으로 뉴질랜드와 자유연합 관계를 맺고 있는 남태평양 쿡 제도의 총리가 중국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나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뉴질랜드는 이번 협정이 뉴질랜드와 제대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뉴질랜드 1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쿡 제도 총리실은 마크 브라운 쿡 제도 총리가 지난 14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리 총리와 만나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쿡 제도 총리실은 이 협정이 무역과 투자, 관광, 해양과학, 양식업, 농업, 인프라, 기후 회복, 재난 대비와 같은 우선 협력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브라운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협정으로 양국 정부와 민간 부문, 국민 간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국가적 이익과 장기 발전 목표에 부합하는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과 협력은 뉴질랜드 및 지역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뉴질랜드는 가능한 한 빨리 이 협정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우리의 이익과 상호 헌법상의 책임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쿡 제도는 뉴질랜드에 속해 있었지만 1965년 자치령이 돼 뉴질랜드와 자유연합협정을 맺었다.

쿡 제도는 자체 입법권과 행정권, 외교권이 있다. 하지만 쿡 제도 시민들은 뉴질랜드 시민으로 뉴질랜드 여권을 사용하며 뉴질랜드는 외교와 재해, 국방 등 문제에서 쿡 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01년에 체결한 '공동 100주년 선언'을 통해 쿡 제도는 외교와 방위 정책에서 뉴질랜드와 긴밀히 협의하도록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 정부는 브라운 총리의 방중에 앞서 중국과 서명할 협정 내용에 대해 사전 협의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쿡 제도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뉴질랜드 내에서는 쿡 제도와 뉴질랜드의 관계에 금이 가고, 태평양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브라운 총리는 뉴질랜드는 물론 자국민 의사도 무시한 채 협정에 서명한 것 같다"며 "뉴질랜드와 관계를 훼손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협정으로 중국이 쿡 제도 해역에서 심해 채굴권을 얻고 쿡 제도는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차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중국은 2022년 솔로몬제도와 치안 지원은 물론 유사시 군대도 파견할 수 있는 안보 협정을 체결하는 등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은 이를 크게 우려하며 경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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